[라이프] 갑자기 팔에 힘이…20대도 많이 당한다, 이맘때 꼭 기억할 위험신호 [Hea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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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혈관 질환 대처하기
뇌경색·뇌출혈 국내 사망 원인 4위
한 해 11만건 발생, 청장년층 늘어
고혈압·당뇨·이상지질혈증 땐 주의

뇌졸중
뇌졸중은 국내 사망 원인 4위다. 치료를 받더라도 골든타임을 넘기면 후유증이 남을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질병관리청에서 발표한 ‘2022 심뇌혈관 질환 발생 통계’에 따르면 한 해 동안 11만574건의 뇌졸중이 발생했다. 예전에는 뇌졸중이 고령자 질환으로 통했지만, 최근에는 청장년층 환자가 꽤 많아졌다. 전체 뇌졸중 환자 가운데 20~59세가 약 21%(2만4068건)를 차지한다.
또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이맘때부턴 체온이 떨어지고 혈관이 수축되기 쉽다. 이때 좁아진 혈관이 문제를 일으켜 뇌졸중이 발생하거나 악화할 수 있다. 국내 ‘2009~2018년 뇌졸중 월별 사망자 추이’를 보면 10월(2만1183명)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11월(2만1366명), 12월(2만2530명)을 거쳐 1월(2만3630명)에 가장 많았다. 세계뇌졸중기구가 지정한 ‘세계 뇌졸중의 날’(10월 29일)을 계기로 뇌졸중에 대한 경각심을 되새길 시기다.

뇌졸중의 종류
혈관 좁아지면 혈전 생성돼 뇌혈관 막아
뇌졸중은 크게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구분한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김범준 교수는 “뇌경색이 전체 뇌졸중의 90%에 해당한다”며 “뇌혈관이 터져 출혈이 생기는 출혈성 뇌졸중은 10% 정도”라고 설명했다.
직장인 김모(52)씨는 출근길에 심한 두통과 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으로 응급실에 이송됐다. 진료 결과는 급성 뇌졸중. 김씨는 몇 해 전 고혈압 진단을 받고 약을 처방받았다. 1년가량 약을 먹은 후 혈압이 정상 범위로 회복해 특별한 증상 없이 지냈다. 그러면서 병원 진료에 소홀하고 약 복용을 자주 건너뛰었다. 결국 고혈압이 악화하면서 뇌졸중으로 이어진 것. 건국대병원 신경과 김한영 교수는 “뇌졸중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질병”이라며 “고혈압이나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위험 인자를 가진 사람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뇌졸중의 주요한 원인은 동맥경화다. 동맥경화는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으로 혈관 벽 내부에 지방 성분과 염증 세포가 쌓여 동맥이 딱딱하게 굳어진 상태다. 동맥경화로 혈관이 좁아지면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고 잠깐 쉬어 간다. 이때 혈액 속에 찌꺼기가 붙어 핏덩어리인 혈전이 만들어진다. 이 혈전이 떨어져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이 발생한다.

표이미지
심장이 빠르고 비정상적으로 움직이는 심방세동, 심장 판막이 열리고 닫히는 기능이 원활하지 않은 판막증 같은 심장 질환도 뇌졸중의 주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심장 질환이 있으면 심장 안쪽 벽에 혈전이 생기기 쉬운데, 이 혈전이 떨어져 나가면서 뇌혈관을 막을 수 있다. 심장 질환자는 심장 질환이 없는 사람보다 뇌졸중 발생 위험률이 최대 17배 높다.
뇌졸중이 무서운 이유는, 뇌는 한번 손상을 입으면 잘 재생되지 않기 때문이다. 회복되더라도 장애가 남는 경우가 많다. 팔다리 마비는 급성기 뇌졸중 환자의 약 88%가 경험한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흔하다. 근육이나 관절이 뻣뻣해지는 경직 증상으로 보행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또 언어를 담당하는 왼쪽 뇌 부위에 뇌졸중이 발생하면 타인의 말을 이해하는 능력이나 자기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능력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이런 뇌졸중의 후유증을 예방하려면 초기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한쪽 얼굴이 마비되거나 처지는 증상 ▶한쪽 팔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없는 증상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말하는 것이 어려워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119에 연락해 병원으로 가야 한다.

뇌졸중 발생건수
평소 뇌졸중 위험인자 꾸준히 관리해야
급성기 치료를 제때 받느냐도 질병 예후에 영향을 미친다. 뇌경색은 증상 발생 후 4.5시간 이내에 혈전 용해제를 활용해 막힌 혈관을 뚫어야 한다. 이와 함께 혈관 용해술을 고려하는데, 이 시술의 골든타임은 증상 발생 후 6시간 이내다. 다만 뇌 영상 평가에서 아직 괴사하지 않은 뇌 조직이 충분하다고 판단될 경우엔 24시간까지도 시술이 가능하다. 뇌출혈 환자는 약물과 수술을 통해 출혈을 멈추게 하고 뇌압을 낮추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문제는 증상이 경미한 경우다. 응급 상황이라는 점을 인지하지 못해 병원 이송이 지연되고 급성기 치료 시행률이 낮아져서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정근화 교수팀이 2009년과 2023년 한국인의 뇌졸중 인식 수준을 비교한 결과, 뇌졸중의 위험 인자를 2개 이상 아는 경우가 2009년 51.4%에서 2023년 40.2%로 감소했다. 반면에 뇌졸중 치료법과 뇌졸중 증상 발생 시 대응법을 알고 있다는 사람은 각각 30.4→55.6%, 32.5→48.9%로 증가했다. 하지만 연구진은 40세 미만 혹은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을 가진 집단에서 뇌졸중 증상 발생 시 적절하게 대응할 확률은 낮다고 봤다. 관련 논문은 최근 미국심장협회지(JAHA)에 실렸다.
정근화 교수는 “젊은 층과 기존의 혈관 위험 요인이 없는 집단에서 뇌졸중을 ‘나와는 관계없는 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 이는 조기 대응의 기회를 놓치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젊다고 안심 못 할 뇌졸중
뇌 손상 줄이려면 염분 섭취 줄이고, 운동은 늘려야
뇌졸중 예방 수칙
뇌졸중은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영구적인 장애가 남기 쉽다. 뇌졸중에 따른 뇌 손상의 가능성을 줄이려면 환자를 미리 식별해 조기에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졸중을 일찍 가늠할 수 있는 식별법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또한 뇌졸중은 예방이 가능한 질병이다. 예방의 핵심은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위험 인자를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다.
‘이웃손발시선’ 알아두기
대한뇌졸중학회는 한국인에게 맞는 뇌졸중 조기 식별법을 개발했다. ‘이웃·손· 발·시선’(사진)으로 ▶이웃: 이~ 하고 웃을 수 있는가 ▶손: 두 손을 앞으로 뻗을 수 있는가 ▶발: 발음이 명확한가 ▶시선: 시선이 한쪽으로 쏠리는가를 통해 의심 증상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이 중 한 가지라도 해당한다면 즉시 119에 연락하고 주말, 휴일, 새벽 상관없이 뇌졸중센터 응급실로 가야 한다.
싱겁고 담백한 식단 먹기
우리나라 사람은 하루 평균 15~20g의 소금을 섭취한다. 뇌졸중을 예방하려면 염분 섭취를 줄여야 한다. 요리할 때 짠맛을 원하면 무염 간장을 활용하고 가공육·냉동식품 등 간편식 섭취를 가급적 삼가야 한다. 육류가 과일·채소보다 염분의 양이 많으므로 육류보단 채소·과일 위주로 먹는 게 좋다.
주 3~4회 운동하기
운동은 혈압을 낮추고 비만을 막아 뇌졸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처음에는 걷기나 체조처럼 몸에 무리가 덜한 운동을 택한다. 낮은 강도로 시작해 점차 강도를 늘려나가는 게 좋으며, 적어도 주 3~4회 한다. 고혈압 환자는 이른 아침 운동을 삼가고, 약을 먹는 당뇨병 환자는 식후에 운동하는 게 이롭다.
담배는 미련 없이 끊기
흡연은 동맥경화 발생 위험을 높인다. 고혈압·당뇨병·심장병까지 앓고 있다면 뇌혈관이 더 많이 손상될 위험이 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뇌경색은 약 2배, 뇌출혈은 약 4배 발생 위험이 높다. 그러나 금연 1년 후엔 흡연자 대비 뇌졸중 발생 위험도가 절반으로 감소하고, 5년 후엔 비흡연자와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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