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中 "통일" 臺 "수호"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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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대만 국기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2기 첫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대만 역사와 지위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대만이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로이터
지난 25일 중국이 처음으로 대만 광복 기념행사를 열고 오는 2049년까지 통일을 실현하겠다는 시간표를 제시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이날 중국군의 진먼다오(金門島) 상륙 공격을 물리친 1949년 10·25 구링터우(古寧頭) 승전 76주년을 기념했다. 대만 광복에 대한 언급 없이 대만을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대만을 매우 존중한다”고 말했다. 오는 30일 부산에서 열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중·대만이 치열한 역사·외교 전쟁을 펼친 셈이다.

25일 왕후닝(앞줄 왼쪽 네번째) 중국 전국정치협상회의 주석을 비롯해 정치국위원 7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만 광복 80주년 기념 대회’가 베이징 인민대회당 소강당에서 개최됐다. 중국은 전날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1945년 10월 25일 일본군이 타이베이에서 당시 중화민국에게 정식으로 항복한 날을 기념하는 ‘대만 광복 기념일에 관한 결정’을 표결로 통과시켰다. 대만은 1946년부터 광복절을 법정공휴일로 지정해 기념해왔으나 2000년 공휴일 조정으로 공휴일에서 제외했다. 신화통신
이날 중국 권력서열 4위이자 대만 통일 업무를 막후에서 총괄하는 왕후닝(王滬寧·70) 정치국 상무위원은 대만 통일을 강조했다. 그는 “평화통일,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방침을 견지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공식’(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견지하며, 항전승리의 중요한 성과를 함께 수호해, 조국통일 대업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실현은 되돌릴 수 없는 역사의 경로에 들어섰다”며 통일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대만은 왕후닝의 발언을 2049년 통일 시간표로 해석했다. 왕신셴(王信賢) 대만 정치대 교수는 “중국은 2049년까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왕후닝의 발언은 베이징이 통일 시간표를 추진하기 시작했으며 대만이 정치 의제에 포함됐다는 암시”라고 싱가포르 연합조보에 밝혔다.
대만광복일은 지난 2000년까지 대만의 법정 공휴일이었다. 1945년 10월 25일은 타이베이에서 안도 리키치(安藤利吉) 19대 대만 총독이 장제스(蔣介石) 동맹국 중국 전구 최고사령관 겸 중화민국 정부 주석을 대신한 천이(陳儀, 1883~1950) 중화민국 대만성 행정장관에게 정식으로 투항한 날이다. 대만은 1946년부터 이날을 광복기념일(광복절)로 삼아 법정 공휴일로 지정했다. 다만 2000년 기념일 조정에 따라 법정 공휴일에서 취소했다. 중국은 지난 24일 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18차 회의에서 ‘대만광복기념일 설립에 관한 결정’을 통과시키면서 대만에 대한 법적 관할권을 주장했다.
25일 열린 첫 대만 광복 80주년 대회에는 당·정·군 고위급이 대거 참석했다. 시진핑 주석만 불참했을 뿐 왕후닝 외에 장유사 군사위 부주석을 비롯해 왕이·인리·류궈중·리간제·리수레이·리훙중 등 7명의 정치국원이 한 데 모이는 이례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25일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페이스북에 1949년 10월 25일 인민해방군의 진먼다오 상륙을 막아낸 구링터우(古寧頭) 승전 기념일을 축하하는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 캡처
대만은 분열을 노출했다. 라이 총통은 페이스북에 중국 샤먼과 마주한 진먼다오에 군 의무장교로 근무했던 사진을 게재했다. 그는 “76년 전 중국과 대만에서 훈련받은 국군이 주권을 수호하고 국토를 한 치도 양보하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중국공산당의 침입을 막고 수십 년의 평화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먼의 이야기는 대만 전체의 축소판”이라며 “아무리 큰 위협과 도전에 직면해도 국군과 전국 인민은 대만·펑후·진먼·마쭈도를 지키겠다는 신념은 흔들리지 않음을 상징한다”고 대만 수호를 호소했다.

25일 대만 국민당이 페이스북에 ″'대만광복기념일'을 제정한 중국공산당은 대일본 항전의 역사적 사실을 정확하게 보아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 캡처
야당인 국민당은 중국을 향해 역사를 직시하라고 촉구했다. 국민당은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당이 이끈 전체 중화민국의 군인과 국민이 고난의 항전으로 최종 승리를 거뒀으며, 대만은 광복을 맞아 중화민국에 반환됐다”고 강조했다. 광복의 주체는 중화민국이지 건국 이전의 중화인민공화국이 아니었음을 강조하며 집권 민진당과 중국을 동시에 비난했다.

26일 임기 2기 첫 아시아 순방의 첫번째 방문국인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환영 인파를 향해 자신의 댄스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만에 가지 않지만 매우 존중"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회담에서 대만 이슈가 논의될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출국 직전 인터뷰에서 “대만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만에 가지 않지만, 대만을 말할 것이며 대만을 매우 존중한다”고 밝혔다. 장우웨(張五岳) 대만 잔장대 양안 관계 연구센터 주임은 “대만은 미·중에게 가장 시급하지는 않지만, 가장 민감하고 가장 중요하며, 가장 핵심적인 의제”라며 “무역과 기술 경쟁에서는 오판이 전면적 충돌을 부르지 않지만, 대만 의제에서 만일 심각한 오판이 발생하면 미국과 중국은 충돌할 수 있다”고 대만 중앙통신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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