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투하는 LA 다저스 선발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MLB) 명문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선제 패배 후 반격의 첫 승을 거뒀다. 선발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9이닝을 홀로 책임지며 투혼의 승리를 완성했다.

다저스는 26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선발 야마모토의 역투와 4번타자 윌 스미스의 3타점 맹활약을 묶어 홈팀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5-1로 이겼다. 앞선 1차전에 4-11로 완패한 다저스는 시리즈 전적 1승1패로 승부의 균형을 되찾았다.

지난해 월드시리즈를 제패하며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나선 다저스는 창단 후 최초이자 21세기 최초로 월드시리즈 2연패에 도전 중이다. MLB에선 지난 1998~2000년 뉴욕 양키스가 3연패를 이룬 것을 마지막으로 두 시즌 연속 우승팀이 나오지 않았다.

야마모토는 다저스가 MLB 제패를 위해 지난 2023년 간판스타 오타니 쇼헤이와 함께 영입한 또 하나의 승부수다. 최고 구속 159㎞/h, 평균 153㎞/h의 강속구에 스플리터와 커터, 커브 등 수준급 변화구, 칼날 같은 제구력까지 겸비한 ‘마운드의 최종 병기’다. 그를 영입하기 위해 다저스는 12년 계약에 3억2500만 달러(약 4679억원)를 투자했다.

월드시리즈 완투승을 확정지은 뒤 포수 윌 스미스와 포옹하며 기쁨을 나누는 LA 다저스 선발 야마모토 요시노부. AP=연합뉴스

과감한 베팅은 대성공으로 돌아왔다. 데뷔 시즌이던 지난해 7승(2패)을 거둬 숨 고르기를 마친 그는 올 시즌 다저스 마운드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173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며 12승(8패)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2.49)은 리그 2위, 탈삼진(201개)은 7위다.

가을야구에선 더욱 강해졌다. 이번 2차전에서 9이닝 동안 105구를 던지며 8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4피안타 1실점으로 막고 완투승을 거뒀다. 지난 15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9이닝 3피안타 1실점)에 이어 포스트시즌 2경기 연속 완투승을 기록하며 ‘가을사나이’로 우뚝 섰다.

월드시리즈 완투승은 지난 2015년 캔자스시티 로열스 우완 자니 쿠에토가 뉴욕 메츠를 상대로 9이닝을 2피안타 8탈삼진 2실점으로 막은 이후 10년 만이다. 포스트시즌에서 2경기 연속 완투승을 거둔 건 지난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커트 실링 이후 24년 만이다. 다저스 투수로 범위를 좁히면 지난 1988년 오렐 허샤이저 이후 37년 만의 대기록이다.

경기 종료 후 3루수 맥스 먼시와 기쁨을 나누는 LA 다저스 선발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 AP=연합뉴스

타석에선 스미스가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1회 첫 타석에서 중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낸 데이어 1-1로 맞선 7회 토론토 선발 케빈 고즈먼의 몸쪽 높은 직구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기는 결승 솔로포를 터뜨렸다. 호투하던 고즈먼은 스미스에게 홈런을 내준 뒤 맥스 먼시에게 백투백 홈런까지 허용하며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기세가 오른 다저스가 이어진 8회에도 2점을 보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한편 오타니의 월드시리즈 첫 선발 등판은 오는 29일 4차전으로 정해졌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2차전 시작에 앞서 안방 다저스타디움에서 치를 3~4차전 선발투수를 공개했다. 28일 3차전은 타일러 글래스노우, 다음날 4차전은 오타니를 먼저 마운드에 올린다.

지난 2018년 LA 에인절스에 입단하며 MLB 무대에 진출한 오타니가 월드시리즈 무대에 선발투수로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에인절스 시절엔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 했고, 지난해엔 다저스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지만 타자로만 출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