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자메이카 질주 비법도 배웠다…바짝 날 선 김진수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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봅슬레이 2인승 국가대표 김진수(오른쪽)와 김형근이 기록을 좌우하는 스타트 훈련을 하고 있다. 올림픽에서 첫 메달을 노리는 둘은 최근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과 합동 훈련을 했다. 김경록 기자

“과외 선생님한테 배운 대로 ‘스타트’를 갈고 닦아 올림픽까지 기록을 0.01초, 아니 1초 이상 단축하겠습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봅슬레이 2인승 국가대표 김진수(30·파일럿)-김형근(26·브레이크맨) 팀(김진수팀)은 자신감이 넘쳤다. 메달권 진입을 위한 특별 프로젝트 덕분이다. 바로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과의 합동훈련이다.

봅슬레이는 ‘찰나의 스포츠’로 불린다. 0.01초 차이로 승부가 갈려서다. 실제로 2016년 휘슬러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대회에서 원윤종팀(남자 2인승·1분43초41)은 러시아팀을 0.01초 차로 앞서 한국 봅슬레이 사상 첫 월드컵 금메달을 땄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봅슬레이 남자 4인승에서 독일팀과 캐나다팀은 100분의 1초까지 같아서(3분16초86) 공동 금메달을 땄다.

최근 평창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만난 김형근은 “(김)진수 형과 나는 2020 베이징이 첫 올림픽이었다. 긴장한 나머지 눈 깜짝하는 사이에 올림픽이 끝났다”며 “두 번째인 밀라노에서는 달랐으면 한다. 꼭 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봅슬레이에서 기록을 좌우하는 건 ‘스타트’다. 출발선에서 트랙까지 40m 남짓 거리를 직접 썰매를 밀고 달린 뒤 탑승해 주행한다. 빠르게 밀수록 가속이 붙어 기록이 좋아진다. 자메이카는 우사인 볼트를 배출한 세계적 육상 단거리 강국이다. 김진수팀은 지난 16~23일 자메이카 선수들로부터 ‘빨리 스타트하는 법’을 배웠다. 김진수는 “스타트에서 0.1초 줄이면 최종 기록은 0.3초 단축되는 효과가 있다”며 “스타트만 봐도 순위를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타트 기록이 좋을 경우 주행에서 실수만 하지 않으면 메달을 기대할 수 있다. 선수들은 스타트 구간 통과 시간 단축에 사활을 건다.

김진수팀에 스타트 비법을 전수한 ‘과외 선생님’은 자메이카의 단거리 스타 디퀜도 트레이시다. 2010년대 볼트와 함께 자메이카 육상 국가대표로 활약한 그는 최근 봅슬레이로 전향했다. 트레이시의 100m 최고 기록은 9초96이다. 김형근은 “자메이카는 영화 ‘쿨러닝’으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육상선수 가세로 자메이카 봅슬레이의 스타트만큼은 최고 수준”이라며 “트레이시한테 초반 1~2초는 지금보다 고개를 20~30도 더 숙여야 더 폭발적으로 스타트할 수 있다는 ‘꿀팁’을 배웠다”고 전했다.

김진수팀은 국제대회 메달권과 ‘간발의 차’다. 동메달 기록에 0.5초쯤 뒤진다. 김진수팀(1분50초27)은 지난해 알텐베르그 월드컵에서 4위였는데, 당시 3위 영국팀(1분49초84)에 0.46초 뒤졌다. 육상 단거리 선수 출신 김진수는 “세계 1~3위는 모두 완성형 베테랑이다. 젊은 한국은 잠재력이 큰 팀”이라며 “자메이카의 스타트 기술을 잘 접목해서 올림픽까지 0.5초 이상 기록을 단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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