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19년 기다렸다’ 대전에서 다시 KS 열린 날...보살팬들의 열띤 응원전
-
27회 연결
본문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2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플레이오프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한화팬들이 응원을 펼치고 있다. 2025.10.24/뉴스1
“원정 결과는 아쉬웠죠. 그래도 어때요. 안방에선 더 잘하겠쥬.”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3차전이 열린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KTX를 타고 오후 2시쯤 도착한 구장 앞에는 일찌감치 적지 않은 팬들이 삼삼오오 모여 무리를 이뤘다. 주황색 점퍼와 흰색 유니폼을 입은 대전의 야구팬들. 한화의 오랜 암흑기를 웃음으로 견뎌낸, 이른바 ‘보살팬’이라고 불리는 이들이 마침내 19년 만의 KS를 마음껏 즐겼다.
개막 초반부터 상위권을 달린 한화는 LG와 끈질기게 1위를 놓고 다투다가 2위로 올 시즌을 마쳤다. 비록 정상은 놓쳤지만, 앞선 플레이오프(PO·5전3승제)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꺾고 KS 무대까지 올라왔다.
한화가 안방으로 쓰는 대전은 올해 프로야구 1200만 관중 흥행 돌풍의 진원지였다. 마침 새로 개장한 한화생명볼파크에는 평일과 주말, 야간과 주간을 가릴 것 없이 매일 만원관중이 가득 들어찼다. KBO리그 역대 최초인 홈 24경기 연속 매진이란 신기록도 썼다.
2018년 마지막 포스트시즌 이후에도 변함없는 성원을 보낸 안방팬들과 함께 치른 이날 KS 3차전은 2006년 삼성 라이온즈와의 맞대결 이후 처음 대전에서 열리는 축제였다. 19년이란 세월이 말해주듯 당시와 올해 KS는 차이가 크다. 2006년 사령탑은 김인식 감독이었고, 대전 KS 3차전 선발투수는 2017년 은퇴한 최영필이었다. 또, 당시 선수 엔트리와 지금을 비교하면 현재까지 유일하게 현역으로 뛰고 있는 멤버는 류현진뿐이다.
한화는 앞서 서울 잠실구장에서 치른 KS 1차전과 2차전에서 모두 졌다. 열기가 식을 법도 하지만, 패배에도 기죽지 않는 보살팬들답게 구장 안팎을 가득 메우며 분위기를 띄웠다. 한화팬이 된 뒤로 처음 KS를 즐긴다는 최미영(25)씨는 “올해 한화가 너무나도 잘해서 기쁘게 1년을 보냈다. 앞으로 대전에서의 KS가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우정환(45)씨는 특유의 대전 사투리를 섞으며 “매년 그래왔듯이 KS에서도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한다. 원정 결과는 아쉽지만 그래도 어떤가. 아직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선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왔다. 1999년 구단 역사상 유일한 KS 우승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는 이석용(67·가명)씨는 “우리 같은 장년층은 인터넷으로 표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오후부터 현장에서 취약계층을 위한 표를 판매한다고 해서 일단 무작정 왔다”면서 “1999년 이후 KS를 처음으로 현장에서 본다는 기대감이 크다. 다만 신구장의 좌석(1만6500석)이 너무 작아서 아쉽다. 우리 같은 팬들을 위해서라도 관중석을 늘려줬으면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경기 시구와 시포는 1999년 KS 우승 당시 투수와 포수로 배터리 호흡을 맞췄던 구대성과 조경택이 맡아 의미를 더했다.
대전=고봉준 기자 xxxxxxxxxxxxxxxxxxxxxxxxx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