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 대통령·다카이치 “셔틀외교 이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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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한 뒤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첫 여성 총리로 취임 일주일여만의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다카이치 총리는 “일·한 관계, 일·한·미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전민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신임 일본 총리와 41분간 정상회담을 갖고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고 뜻을 모았다. 이번 회담은 다카이치 총리 취임 후 9일 만에 열렸으며, 이 대통령 취임 후 네 번째 한·일 정상회담이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한국과 일본은 이웃 국가이자 공통점이 참으로 많은 나라”라며 “격변하는 국제 정세, 그리고 통상 환경 속에서 한·일 양국이 그 어느 때보다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강화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국은 일본에 매우 중요한 이웃이고, 한·일 관계의 중요성은 좀 더 커지고 있다.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는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을 언급하며 “제가 평소에 하던 말과 똑같다. 놀랍게도 글자가 하나도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과 한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지금의 전략 환경 아래 일·한 관계, 일·한·미 간 공조의 중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통상 일 측은 ‘일·미·한’으로 표현하는데 다카이치 총리가 ‘일·한·미’로 표현한 건 그만큼 한국을 중시한다는 점을 강조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양 정상은 복원된 셔틀 외교를 이어나가겠다는 데도 뜻을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이 방일할 순서라면서 “수도 도쿄가 아닌 지방 도시에서 뵙길 바란다”고 했다.

비공개로 전환된 회담은 이 대통령의 농담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는 자신의 꿈을 모두 실현했다”고 운을 떼면서 “드럼, 스킨스쿠버, 오토바이가 그것”이라고 말하자, 다카이치 총리를 비롯한 참석자들은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기자회견에서 “좋아한다”고 밝혔던 한국의 화장품과 김을 선물했고,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안동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가마쿠라시에서 제작한 바둑알과 통을 선물했다.

회담에서 과거사와 관련한 직접적인 논의는 없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한·일이 앞마당을 공유하는 너무 가까운 사이이다 보니 가족처럼 정서적으로 상처를 입기도 하는 것 같다”며 “문제와 과제가 있다면 문제는 문제대로 풀고, 과제는 과제대로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고, 이에 다카이치 총리는 공감을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앞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만나 지난 8월 캐나다 차기 잠수함 입찰 사업에 우리 기업이 최종 후보군에 오른 사실을 언급하며 “캐나다가 신속하게 전력(戰力)을 확보하고 방산 역량을 강화하는 데 한국이 적극 기여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카니 총리와의 정상회담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총 2시간 정도 이어졌으며, 두 정상은 식사도 함께 했다. 이처럼 이 대통령이 각별히 신경쓴 건 지난 8월 한화 오션·HD현대중공업 ‘연합팀’이 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도입 사업의 최종 결선인 ‘숏리스트’(적격후보)로 선정된 상황과 무관치 않다.

이날 양국은 군사·국방 비밀정보보호 협정을 타결했다. 이는 1999년에 체결한 군사정보보호 협정에 방산 협력을 추가한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첨단 기술이 적용된 무기를 거래하기 위해선 관련 정보보호 협정이 필수라는 점에서 캐나다의 잠수함 사업 수주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이 대통령은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와 만나 “국방 분야의 협력도 아주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고, 최근에는 방위산업 분야에 대해서도 양국 간 협력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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