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배당액 높이는 금융지주들…주주환원율 50% 시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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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하나·우리 등 금융지주들이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낸 가운데,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밸류업(기업가치 제고)과 주주 이익을 강조하는 정부 정책 기조에 발맞추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30일 KB금융그룹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5조12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조3941억원)보다 16.6% 늘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역대 최대 실적이다. 4대 금융지주 중 KB금융이 처음으로 5조 클럽에 진입했다. 계열사 중 국민은행도 누적 3조3645억원의 순이익으로 시중은행 1위 자리를 얻었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순수수료 이익 확대와 그룹 핵심사의 이익이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KB금융 이사회는 현금 배당액을 지난해 3분기보다 135원 올린 주당 930원(총 3357억원)으로 결의했다. KB금융은 올해 하반기 8500억원을 포함해 총 1조6700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금융지주 주주환원율 50% 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주환원율은 한 해 동안 얻은 전체 순이익 중 주주에게 환원하는 비율로, 높을수록 주주 친화적인 기업으로 평가하는 지표다. KB금융이 계획한 자사주 매입 규모로 계산하면 올해 총주주환원율은 54% 이상으로 추산된다.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50% 달성을 목표로 했던 하나금융도 올해 44% 수준을 웃돌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업계에선 신한금융도 45.8%, 우리금융도 38%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낮은 PBR(주가순자산비율)이 주주환원 확대 배경으로 꼽힌다. PBR이 1배 미만이면, 주가가 순자산가치보다 낮게 평가된다는 의미인데, 이달 기준 KB금융(0.72배)을 비롯해 4대 금융지주 모두 1배 미만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외 주주들과 당국의 요구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자사주 소각 등에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축적된 자본을 바탕으로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안정 구간에 진입한 것도 한몫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4대 금융지주 모두 금융당국이 제시한 목표치(13%)에 근접하거나 상회한 상태다.

주주 이익을 중요시하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와도 맞닿아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코스피 5000시대 공약을 내놓으며 개인 투자자 친화, 지배구조 투명화 등을 강조한 바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이자 장사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정책 기조에 맞추면서 주주들에게 신뢰를 얻고자 한다”며 “자본 여력 대비 실제 환원 규모와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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