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Cooking&Food] 세대를 잇는 김장갈수록 줄어들어
- 
                
                6회 연결
본문
겨울나기 필수 관문 ‘김장’ 설문조사
 
 올해 10명 중 3명은 “김장 안 한다”
 가족행사로 레시피 배우고 함께 담가
 종가·조선호텔 등 포장김치도 성장

그래픽=안은정 디자이너, 자료: 지글지글클럽
‘절임배추 예약받습니다. 인기 있는 날짜는 예약 부탁드립니다.’ 매년 이맘때 도착하는 배추 농장의 문자가 김장 시즌의 시작을 알린다. 농장뿐만이 아니다. 대형마트와 온라인몰에서도 절임배추 사전 예약과 김장 용품 광고가 쏟아지며 김장철이 다가왔음을 실감하게 한다. 높아진 물가와 ‘집밥족’의 증가 속에서 과연 김장하려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반대로 김장을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앙일보 쿠킹팀은 식문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지글지글클럽’과 함께 10월 17일부터 23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김장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올해 김장을 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67.6%를 차지했다. ‘지난 2년간 김장을 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77.1%가 ‘있다’고 답해 김장 인구가 9.5%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겨울나기의 필수 관문이었던 김장을 하는 사람은 줄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2년 동안은 김장을 했지만 올해는 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12.9%, 반대로 ‘김장을 안 했지만 올해는 하겠다’는 응답은 3.1%에 그쳤다.
그런데도 김장은 여전히 세대를 잇는 전통이자 가족의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김장하는 이유(중복응답)로는 ‘나와 가족의 취향에 맞는 김치를 만들 수 있어서(61.5%)’가 가장 많았고, 이어 ‘믿을 수 있는 재료 사용(41.2%)’, ‘가족이 집 김치를 좋아해서(36.8%)’, ‘매년 하는 가족 행사라서(26.8%)’, ‘경제적이어서(22.1%)’, ‘위생적이어서(21.8%)’, ‘김장이라는 문화가 좋아서(15.6%)’, ‘건강상의 이유(3.8%)’ 순으로 나타났다. 안다즈 서울 강남의 김형진 총주방장은 “김장은 단순히 배추에 양념을 버무리는 행위가 아닌, 한 해의 수확을 마무리하고 다음 계절을 준비하는 공동체 의식이자 한국 음식문화의 근간으로, 음식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며 “음식이 사람을 잇고 세대를 연결하는 문화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라고 설명했다. 김장 조리법을 참고하는 대상도 여전히 ‘가족(65.0%)’이 압도적이었다. 이어 ‘내 방식(22.9%)’, ‘김치 명인(3.2%)’, ‘인플루언서(3.2%)’, ‘지인(2.1%)’ 순이었다.
김장 규모는 소·중용량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김장을 하겠다는 응답자 중 27.6%가 5~10㎏을 골라 1위를 차지했다. 이어 11~20㎏(26.2%), 31㎏ 이상(21.5%), 21~30㎏(13.8%), 5㎏ 이하(10.9%) 순이었다. 김장 예산은 16만~20만 원(20.6%), 11만~15만 원(19.1%), 31만 원 이상(16.2%), 26만~30만 원(15.3%), 21만~25만 원(12.6%), 6만~10만 원(11.2%), 5만 원 이하(5%) 순이었다. 지난해보다 김장 비용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58.8%가 ‘부담을 느낀다’고 밝혔다. ‘작년과 비슷하다’는 응답은 37.4%,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는 3.8%였다.
재료 구매처는 전통시장이 41%로 가장 많았고, 이어 대형마트(22.1%), 산지 직거래(21.8%), 온라인(7.4%), 백화점(0.9%), 기타(6.8%) 순이었다. 구매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품질(52.9%)과 원산지(31.5%)가 압도적이었다. 이어 가격과 프로모션(11.2%), 배송(1.8%), 서비스(1.2%), 편의성(0.9%), 기타(0.6%)가 뒤를 이었다. 온라인 장보기가 보편화됐음에도 김장만큼은 직접 눈으로 재료를 확인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이 드러났다.
김장에 필요한 용품으로는 대형 볼(58.4%)과 블렌더(57.4%)가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이어 자동 채칼, 김치 용기, 다지기(초퍼) 순으로 나타났다. 블렌더나 자동 채칼, 초퍼 등 김장을 돕는 주방 가전은 매년 11~12월 판매가 증가하는 품목이다. 마늘을 다지거나 무, 단단한 채소를 채썰고 손질하는 수고를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가전 브랜드 닌자의 수입유통사 코스모앤컴퍼니 마케팅팀 박교남 과장은 “10월 말부터 12월 초까지 초퍼·블렌더 문의가 느는데, 최근엔 멀티 기능 제품의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김장을 하지 않겠다는 사람은 32.4%였다. 이유(중복응답)로는 ‘힘들어서(57.1%)’, ‘식구 수가 적어서(47.2%)’, ‘김장 비용이 부담돼서(24.5%)’, ‘김장하는 법을 몰라서(20.9%)’, ‘시간 부족(18.4%)’, ‘보관이 어려워서(11%)’ 등이 꼽혔다.
김장을 하지 않는 가구가 늘면서 포장김치 시장 규모는 꾸준히 성장 중이다. 닐슨에 따르면 국내 포장김치 시장 규모는 2021년 5370억 원에서 2023년 6560억 원으로 22%가량 성장했다. 선호하는 김치 브랜드를 묻는 말에 종가(38.2%), 조선호텔(16.3%), 비비고(14.9%), 풀무원(6.6%), 농협(5.6%), 홍진경 더김치(4.2%), 도미솔(2.4%), 롯데호텔(2.4%), 양반(1.0%), 아워홈(1.0%)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조선호텔·롯데호텔 등 호텔 김치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실제로 조선호텔 김치는 2021년 60%, 2022년 21%, 2023년 42%, 2024년 11%, 2025년 10월 현재 전년 대비 21%의 매출 신장률을 보인다. 롯데호텔 역시 올해 1~9월 김치 매출이 이미 작년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