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군이래 최대 무기사업 '핵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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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가 영국의 설계와 미국의 기술 지원을 받아 자체적으로 건조할 공격 핵잠 오커스 상상도. 사진=영국 국방부

정부가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무기 도입 사업으로 꼽히는 핵추진 잠수함 개발 및 건조를 본격 추진한다. 이를 위해 국방부를 비롯한 외교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 부처가 참여하는 범정부 사업단 구성이 검토되고 있다.

31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천문학적 예산이 투입될 핵잠수함 건조 사업은 국방부 단독으로 추진하기 어렵기 때문에 총리실 산하 범정부 사업단 형태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군 당국은 배수량 5000t급 이상 핵잠수함을 2030년대 중반 이후 4척 이상 건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핵잠수함 개발에는 대형 잠수함 설계, 소형 원자로 개발, 농축 우라늄 확보를 위한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부처 간 긴밀한 협조가 필수적이다.

핵잠수함 한 척의 건조비용은 3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며, 4∼6척을 확보할 경우 총 건조비만 12조∼18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여기에 개발비를 포함하면 총사업비는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총사업비 16조5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전투기 KF-21 사업을 뛰어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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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군 로스엔젤레스급 핵추진 잠수함 '알렉산드리아함'(SSN 757·6900톤급)이 지난 2월 10일 오전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1991년 취역한 알렉산드리아함은 길이 110m, 폭 10m 규모이며 군수 적재와 승조원 휴식을 위해 이날 부산에 입항했다. 알렉산드리아함이 국내에 입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스1

핵추진 잠수함은 기존 디젤 잠수함보다 작전 능력이 월등히 뛰어나, 군 안팎에서는 도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디젤 잠수함이 수면 위로 부상하지 않고 잠항할 수 있는 기간이 최장 수 주에 불과한 반면, 핵잠수함은 소형 원자로를 동력으로 사용해 수개월간 잠항이 가능하다. 또한 속도는 디젤 잠수함의 3배에 달해 탐지 시 회피 기동도 용이하다.

현재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 등 6개국뿐이며, 호주는 미국의 기술 지원을 받아 2030년경 보유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이 계획대로 2030년대 중반 이후 건조에 성공할 경우 세계 8번째 핵잠수함 보유국이 된다.

한국의 핵잠수함 건조 논의는 김영삼 정부 시절 1차 북핵 위기 때부터 제기돼 왔다. 노무현 정부는 2003년 4000t급 핵잠수함 건조 계획을 비밀리에 추진했으나, 언론 보도로 중단됐다. 문재인 정부 때도 추진 시도가 있었으나 미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그러나 지난 29일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핵연료 공급 협력을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30년 넘게 이어진 핵잠수함 도입의 숙원이 실현될 가능성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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