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여사가 31일 경주 불국사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배우자 친교 행사에 참석해 각국 정상 배우자들과 차담회 시간을 가지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가 31일 오전 경북 경주 불국사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의 배우자를 초청해 문화 행사를 가졌다. 행사에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의 부인 다이애나 폭스 카니 여사를 비롯해 뉴질랜드 아만다 럭슨 여사, 필리핀 루이즈 아라네타 마르코스 여사, 싱가포르 루즈루이 여사, 대만 린원쉬엔 영애, 태국 타나논 니라밋 여사 등 6명이 참석해 한국의 전통 문화와 가을 날씨를 만끽했다.

행사에 참석한 배우자들은 김 여사가 입은 한복을 보며 “의복이 너무 아름답다”고 감탄했고, 김 여사는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에 등장해 화제가 된 전통 복주머니 안에 핫팩을 넣어 선물했다. 김 여사는 “복주머니의 황금빛 글자(福·복)는 행복과 행운을 상징한다”며 “참석하신 모든 분께 늘 행운과 행복이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 촬영은 불국사의 대표 상징물인 청운교와 백운교를 배경으로 진행됐다. 전은수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신라 석공예의 정수가 담긴 두 다리는 하늘로 오르는 인간과 불국(佛國)을 잇는 길로서, 이번 배우자 행사가 각국의 마음을 하나로 잇는 다리가 되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행사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과 불국사 주지 종천 스님, 진관사 회주 계호 스님이 참석해 불국사의 문화 유산을 설명했다.

무설전(無說殿)에서 진행된 한식 체험 프로그램에서는 배우자들이 콩을 주재료로 한 다식(茶食)을 만들었다. 배우자들은 우전(雨前) 녹차를 곁들이는 다도(茶道)를 체험한 뒤, 눈을 감고 범종각의 은은한 종소리를 들으며 명상을 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불국사의 석단을 밟는 발걸음마다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 사람과 사람을 잇는 다리가 놓였다”며 “이날의 만남이 APEC을 넘어 인류가 공존의 길로 나아가는 아름다운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