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밤새 추경호 기다린 장동혁…“희희낙락 안돼” APEC 만찬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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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내란 특검으로부터 밤샘 소환조사를 받은 가운데, 31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오른쪽), 송언석 원내대표, 정희용 사무총장, 박준태 당 대표 비서실장, 박수민 원내대표 비서실장,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 등이 서울고검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이건용 국민의힘 원내대표실 국장 페이스북

“우리 당 의원들이 밤샘 조사를 받는 일은 예전에도 있었지만, 대표가 함께 밤샘하는 건 처음 봤다.”

31일 오전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의 밤샘 조사를 마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을 기다린 장동혁 대표를 두고 당 관계자가 한 말이다. 장 대표는 전날 밤부터 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울고검 인근에서 박준태 대표 비서실장과 함께 정장 차림으로 밤새 기다렸다고 한다. 이날 오전에 송언석 원내대표와 정희용 사무총장, 박수민 원내대표 비서실장,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도 서울고검 앞에 도착했다. 핵심 당 지도부가 추 의원 마중을 위해 서울고검 앞에 모이면서 오전 국정감사 대책회의는 김도읍 정책위의장이 주재했다.

오전 9시 14분 조서 열람을 마친 추 의원이 밖으로 나오자 장 대표와 송 원내대표가 악수하며 맞이했다. 장 대표는 “추 의원을 밤샘 조사한 하룻밤이 얼마나 허망한 시간인지 곧 밝혀질 것”이라며 “하늘은 억울하게 피눈물 흘리게 한 사람을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 무리한 수사의 역풍도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전날 오전 10시 출석한) 추 의원에 대한 24시간 철야 조사는 특검의 무도한 인권 탄압이고 야당을 말살하는 정치 보복 특검”이라며 “야당에 내란 프레임을 씌우겠다는 일념 하나로 정해진 결론에 죄를 끼워 맞추는 조작 특검 조작 수사는 이제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추 의원은 “정치 보복을 중단하고 정권에서 민생을 챙기길 당부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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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마련된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친 뒤 나오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 대표가 이례적으로 밤샘한 데에는 여권의 ‘내란 정당’ 공세와 정당 해산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추 의원의 거취가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이란 인식이 작용했단 분석이다. 특검은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원내대표였던 추 의원이 국민의힘 의원총회 장소를 수차례 변경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통화한 걸 고리로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 혐의)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내란 특검 수사는 추 의원 개인이 아닌 국민의힘을 무너뜨리려는 칼날”(국민의힘 관계자)이라는 게 당 지도부의 인식이다. 국민의힘 다선 의원은 “다른 건 몰라도 추 의원은 적극적으로 지켜야 한다. 특검이 원하는 방향으로 무리하게 혐의 몰이를 하고 추 의원이 실제로 사법 처리되면, 내란 정당 공세에 더 힘이 실리게 돼 우리 당에 치명적”이라고 우려했다.

추 의원에 대한 조사는 끝났지만 구속영장 청구를 둘러싼 국민의힘과 특검의 긴장 상태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날 박지영 특검보는 브리핑에서 “추 의원 조서 열람이 생각보다 길어지면서 열람 시간만 10시간 35분 정도 소요됐다”며 “수사팀이 준비한 질문은 이번 조사에서 모두 소화된 것으로 안다. 추가 소환 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당이 뒤숭숭한 가운데 장 대표는 이날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환영 만찬에 불참하기로 했다. 원내 정당 중 대표와 원내대표가 모두 불참한 건 국민의힘이 유일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이 특검의 무리한 수사에 직면해 있고, 10·15 부동산 대책 후폭풍으로 민심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희희낙락할 수 없다는 대표의 의지가 작용했다”며 “다만 국민의힘은 국익 차원에서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진행을 바라고 있고, 당 의원들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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