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가슴 속 사표 숱하게 만지작거렸던 '샐러리맨의 신화'...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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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이 잘되길 바랍니다
 권영수 지음
 쌤앤파커스
직장인은 누구나 가슴 속에 사직서 한장쯤은 품고 산다는 말이 있다. 인사이동이 못마땅하거나, 상사와의 불화나 억울한 일이 생길 때, ‘이놈의 회사 내가 때려치우고 만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 하지만 평사원으로 시작해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LG, LG에너지솔루션까지 4개 기업 CEO를 역임하며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리는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현 상근고문) 역시 그런 생각을 수차례 가졌다는 건 사뭇 놀라운 일이다.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현 상근고문). [사진 LG에너지솔루션]
신간 『당신이 잘되길 바랍니다』에는 그가 가슴 속 사표를 만지작거린 수차례의 순간이 등장한다. 첫 번째 사표 위기는 출근해 보니 자리가 사라졌던 해외투자실장 시절. 그의 이탈리아 출장 중 새로 바뀐 최고경영자(CEO)가 인사발령을 내버린 것이다. 귀국한 그는 인사부서에 “어떻게 출장 중에 이럴 수 있느냐”며 항의했지만, 이내 참고 심사부장 직책을 맡게 된다.
심사부 2년 동안에는 인사이동 과정에서 비롯한 오해 때문에 불합리한 일들로 시달렸다고 그는 회상한다. 도가 지나칠 정도로 질책받는 일이 생겨 ‘그만둬야 하나’ 생각하고 직속 상사를 찾아가는 일도 있었다. 게임기를 발매하고 전국에 게임장을 여는 신사업을 이끌다 처참히 실패했을 때에도 그는 “훌쩍 떠나는 게 속 편할 것 같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퇴사 욕구가 샘솟는 순간마다 꾹 참고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려 노력했다. 원치 않은 자리에 근무할 때에는 사장에게 “미국으로 보내달라”는 야심 찬 승부수를 던졌다. 사업에 실패했을 때는 그 실패의 경험이 ‘경력’이 돼 전략기획 담당을 맡는다. 상대측이 일방적으로 금액을 깎은 상태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곤란에 빠졌을 때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져 잘못된 계약서를 바꿔놓았다.
45년 직장 생활의 밑거름이 된 그의 팁도 책에 담았다. 대표적인 게 '적는 자가 이긴다'는 ‘적자생존’법. 이 책 역시 지은이 권 고문이 현장에서 얻은 배움,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사내 게시판에 ‘CEO 노트’란 이름으로 공유한 내용이 바탕이 됐다.
LG가(家) 회장들에 대한 묘사도 이 책의 소소한 재미. 지은이에 따르면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 회장은 누구보다 소탈하고 재밌는 농담을 잘하는 사람이었다. 마술을 직접 배워 보여주는 등 타고났다기보다 부단한 노력의 결과였다. 고(故) 구자학 아워홈 회장은 절약 정신이 투철해 수첩 대신 지난 달력이나 보고서 이면지를 잘라 메모지로 사용했다. 구자학 회장은 지은이에게 ‘회의할 때 절대 책상 위에 팔을 올려놓으면 안 된다’, ‘술자리에서 고객에게 술을 따를 땐 술병 목 홈의 두 번째 칸에 맞춰 따라야 흘리지 않는다’ 등의 노하우도 전수했다. 지은이는 “구본무 회장에게서는 인생의 철학을, 구자학 회장에는 사업가가 가져야 할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 배웠다”고 했다.
그는 “45년 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면서 달콤한 성공을 맛보기도 했고, 때로는 백척간두에서 있기도 했다”며 이 책에 대해 “어려움을 피해가지 않고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했는지 경험을 담아 젊은이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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