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깐부 회동’에 현대차 9% 급등…코스피 종가 기준 사상 첫 4100선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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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부터)이 30일 저녁 서울 삼성동의 한 치킨집에서 ‘치맥’ 회동 후 박수를 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코스피가 31일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4100선을 돌파했다. 전날 미국 뉴욕 증시가 ‘인공지능(AI) 거품’ 우려로 급락했지만, 코스피는 ‘AI 동맹’에 힘입어 사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0.5% 상승한 4107.5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에선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전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역 인근의 한 치킨집에서 공개적으로 만나 일명 ‘깐부(친한 친구를 뜻하는 속어) 회동’을 가진 것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31일 엔비디아와 전략적 협력을 통해 업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AI 팩토리’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3.27% 오른 10만 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 주가도 전일 대비 9.43% 급등했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인한 이익 개선 기대감에 엔비디아와의 협력 기대감이 더해진 결과다. 네이버 역시 엔비디아발(發) 호재로 전일 대비 4.7% 상승했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31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젠슨 황 CEO와의 접견에서 엔비디아와 함께 피지컬 AI 플랫폼을 공동 개발한다고 밝혔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깐부 회동’으로 삼성전자와 현대차에 대해 AI·로보틱스 협력 기대감이 커졌을 뿐 아니라 엔비디아가 그래픽처리장치(GPU) 총 26만장을 삼성·SK·현대차그룹·네이버클라우드에 공급하기로 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연일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어온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1.58% 내려간 55만9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됐지만, 반도체 관세 합의 내용을 두고 양국의 설명이 다른 점이 우려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미국에서 번진 ‘AI 거품론’도 반도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는 AI 인프라 투자를 위해 25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과도한 AI 투자로 인해 실적이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로 메타 주가는 11.33% 급락했고, 뉴욕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1.07% 오른 900.42로 장을 마감했다. 알테오젠(3.5%), 펩트론(2.85%), 에이비엘바이오(7.2%), 삼천당제약(5.88%) 등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 상승이 두드러졌다. 피지컬 AI 협력 기대감으로 로봇 업종인 레인보우로보틱스(24.01%), 유일로보틱스(9.3%)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한미 정상회담, 미국 기준금리 인하, 대형주 실적발표 등 굵직한 이벤트가 잇따랐던 ‘수퍼위크’가 마무리되면서 증시의 불확실성은 다소 누그러진 모습이다. 다만 여전히 긴장을 늦춰선 안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미 관세 협상은 최종 서명까지 정치적인 노이즈가 계속 발생할 수 있다”며 “관련 이슈가 주식시장에 빈번하게 개입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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