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 깐부치킨 매장에서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킨 회동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엔비디아 젠슨 황 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치맥 회동’으로 화제가 된 서울 강남구 삼성동 깐부치킨이 하루 만에 ‘성지순례’ 장소로 떠올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31일 오후 3시 가게 문이 열리자마자 10명 넘는 손님들이 몰려들며 순식간에 자리가 꽉 찼다. 손님들은 “여기가 젠슨 황이 앉은 자리 맞느냐”며 직원에게 물었고, “그 자리를 내가 예약하려 했다”며 다투는 모습까지 보였다.

66세 김영숙 씨는 “돈방석에 앉으려고 기도하러 왔다”며 3시간을 기다려 세 총수가 앉았던 자리를 차지했다. 대학생 몇 명이 김 씨의 양해를 구하고 함께 ‘치맥’을 즐기며 “기운 좀 받아가자”고 웃었다.

68세 김선림 씨는 남편과 함께 방문해 “한국과 미국의 기업 수장이 한자리에 모인 자리에 나도 기운을 느끼고 싶었다”고 말했다.

30일 서울 삼성동 인근 깐부치킨 매장 앞으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이 회동할 것으로 알려지자 취재진과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점심 무렵 인근 직장인들도 세 총수의 서명이 담긴 포스터 앞에서 휴대폰을 꺼내 인증샷을 남겼다. 일부 시민은 “여기서 기 좀 받자”, “로또 되게 해주세요”라고 외치며 웃음을 자아냈다. 인파가 몰리자 가게 측은 안전을 위해 포스터를 잠시 치워두기도 했다.

가게 사장의 어머니 김화수 씨(70)는 “손님들이 다 잘되면 좋겠다”며 밝은 표정으로 손님들을 맞았다. 김 씨는 “엔비디아 측에서 회동 9일 전 예약 전화를 받았고, 전날 저녁에야 손님들의 정체를 알았다”며 “3명이 온다면서 테이블 7개를 예약해 의아했었다”고 회상했다.

회동 당시 세 총수는 치킨 3마리와 치즈스틱 등을 주문했고, 인근 손님들의 음식값까지 합쳐 약 270만 원을 결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게 사장 손민지 씨는 “대화는 거의 젠슨 황이 주도했고, 실감이 나지 않았다”며 “물량 확보하고 청소를 더 꼼꼼히 한 것 외에는 평소대로 준비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치맥 회동이 알려진 뒤 깐부치킨 삼성동점은 하루 만에 ‘성지’로 급부상하며 시민과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