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재명·시진핑 만난 날, 김정은은 러 파병부대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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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조선인민군 제11군단 지휘부를 방문했다고 조선중앙TV가 2일 보도했다. 11군단은 우크라이나에 파병된 특수작전군 예하 정예부대로 '폭풍 군단'으로 불린다. 사진은 폭풍군단을 방문한 김정은이 특수부대 병사들의 훈련모습을 참관하고 부대원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재명 대통령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을 국빈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이 열린 1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한 특수작전부대 지휘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군사력 강화 의지를 밝혔다. APEC 계기로 열린 한·미·중 간 연쇄 정상회담의 결과를 관망하면서 오는 12월 노동당 제9차 당대회를 겨냥해 선대 지도자들과 차별화된 치적 쌓기에 집중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노동신문은 2일 김정은이 전날 "조선인민군 제11군단 지휘부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시찰은 북한군 수뇌부인 박정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노광철 국방상, 이영길 군 총참모장, 정경택 군 총정치국장 등이 수행했다. '폭풍군단'으로 불리는 북한군 11군단은 북한 최정예 특작부대로 러-우 전쟁에 파병돼 러시아군의 쿠르스크 탈환에 기여했다.
김정은은 이 자리에서 "당의 구상과 결심을 지상의 군령으로 받아들이고 오직 완벽한 집행으로만 화답해온 부대 장병들의 높은 정신세계와 대중적 영웅주의, 무비의 전투정신은 오늘 우리 군대의 본보기적인 귀감"이라며 "전군을 이 부대처럼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강군으로, 영웅군대로 만들자는 것이 우리 당의 의지이고 염원"이라고 강조하면서 장병들을 격려했다.
그는 이어 "세상에서 가장 저열하고 비열한 적수들로부터 국가의 주권과 발전권을 철저히 사수하고 인민의 운명과 미래를 믿음직하게 지켜야 할 중대한 사명결행에 만반으로 준비된 무력의 완벽한 임전태세에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김정은은 "무력의 중추적 핵심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군사조직 기구적 대책을 취할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이 문제를 당 중앙군사위가 검토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노동신문은 2일 김정은이 전날 "조선인민군 제11군단 지휘부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11군단은 '폭풍군단'으로 불리며, 작년 러시아에 파병된 특수부대다.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은 이날 "세상에서 가장 저열하고 비열한 적수들"이라는 표현으로 군사력 강화 의지를 거듭 밝혔다. 다만 한·미나 한·미·일을 직접적으로 비난하거나 공세적인 발언은 쏟아내지는 않았다. 외부 정세를 지켜보면서 러-우 전쟁 파병성과 부각해 내부 결속을 다지고, 전장에서 습득한 현대전 전술을 북한군에 적용해 군사력을 끌어올리며 내실을 다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북한은 전날 박명호 외무성 부상 명의의 담화를 통해 한국이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의제로 협의할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비핵화는 개꿈'이라고 반발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측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은 이번 APEC을 계기로 한·미가 자신들과의 대화 재개 의지를 수차례 밝힌 것과 관련해 시간을 두고 관련 회담의 결과를 탐색하면서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골몰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북한은 자신에게 유리하게 조성된 전략적 환경을 최대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은 APEC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 결과를 탐색하면서 계산기를 두드릴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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