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래 타던 도시'서 트램 도시로…울산 도시철 2호선 예타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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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도시철도로 이용될 수소트램. 뉴스1
국내 유일의 '지하철 없는 광역시' 울산이 트램 도시로 도약한다. 2029년 개통 예정인 도시철도 1호선에 이어 도심 외곽을 연결하는 2호선 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대상에 선정되면서, 울산의 첫 도시철도망 구축이 본격화됐다.
울산시는 "남구 도심과 북구를 잇는 도시철도 2호선이 예타 대상 사업으로 확정됐다"고 3일 밝혔다. 2호선은 총 사업비 4400억원 규모로, 기본계획 수립과 설계 용역을 거쳐 2029년 착공해 2032년 완공이 목표다. 노선은 북울산역에서 북구 진장유통단지, 번영로, 남구 야음사거리를 잇는 총연장 13.55㎞ 구간에 14개 정거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울산 도시철도 2호선 계획안. 자료 울산시
지난해 착공이 확정된 1호선(태화강역~신복교차로, 10.9㎞·15개 정거장)이 울산의 동서축이라면, 이번 2호선은 남북축으로 울산 교통의 '십자형 교통망'을 완성하게 된다.
1·2호선 모두 지하철이 아닌 지상을 달리는 노면전차(트램) 방식이다. 특히 수소트램을 활용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울산시는 낯선 교통 체계인 수소트램을 소개하기 위해 지난해 시민 3000여명을 대상으로 1호선 수소트램 시승 행사를 열어 안전성과 운행 가능성을 검증했다. 당시 수소트램은 임시 레일에서 시속 40㎞로 10분간 주행했다. 수소트램은 한 번 충전으로 최대 200㎞까지 주행할 수 있다. 지붕에는 수소를 전기로 전환하는 장치가, 내부에는 7㎏ 용량의 수소탱크 6개(총 42㎏)와 95㎾급 배터리 4개가 장착됐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정부가 사업의 시급성과 필요성을 인정한 만큼 울산의 교통 환경이 한단계 도약할 것"이라며 "1·2호선이 완공되면 울산은 동서남북을 잇는 도시철도망을 갖추게 되면서 시민 이동 편의가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이라고 전했다.

울산 도시철도 2호선 계획안. 자료 울산시
울산이 지하철 대신 수소 트램 방식을 선택한 것은 도시의 산업적 특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석유화학단지가 밀집한 울산은 지하에 가스와 석유 이송 배관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땅 속 굴착이 필요한 지하철 공사가 위험하고 어렵다. 국내 화학물질의 40% 이상을 저장·취급하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할 때 지상에서 운행하는 트램이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대안으로 평가됐다.

울산 남구 석유화학공단. 뉴스1
울산은 오랫동안 지하철 없는 도시로 불려왔다. 온라인상에서는 "고래 타고 출근한다"는 농담이 나돌 정도였다. 울산시는 2005년부터 여러 차례 도시철도 사업을 추진했지만 2013년 예타에서 경제성 부족으로 좌절됐고, 2호선 역시 2023년 시급성 부족 판정을 받아 한차례 무산된 바 있다. 그러나 사업 논리를 다시 보완해 재도전에 나섰고 버스 중심 교통의 한계를 강조하며 정부를 설득한 끝에 예타 대상 사업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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