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리움에서 만난 건축가들, 예술에 다가가는 관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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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문화선임기자
날씨가 맑았던 지난 토요일, 서울 한남동 리움미술관(이하 리움)은 관람객으로 북적였습니다. 그라운드 갤러리의 블랙박스에서 열리는 이불 개인전을 보러 온 이들도 있었고, M1, M2의 고미술·현대미술 소장품전, M1 2층의 까치호랑이(虎鵲) 전시를 보러 온 관람객도 있었죠.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이날 오후 2시 지하 2층 강연장은 특강을 들으러 온 사람으로 객석이 만원을 이뤘습니다.
이날의 강연자는 2023년 ‘젊은건축가상’을 받고, 최근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의 새 공간 ‘호암 카페’를 설계해 주목받는 김남건축의 김진휴와 남호진이었습니다. 리움에서 올해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연 프로그램 ‘건축가를 만나다’의 세 번째 자리였습니다. 지난달 10일 ‘작가를 만나다’ 프로그램에서 한지로 작업하는 김민정 작가를 만난 사람들이 이번엔 건축가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김남건축(김진휴·남호진)에서 설계한 ‘호암 카페’. 26일 리움에서 건축가 특강이 열렸다. 박지우 촬영. [사진 삼성문화재단]
리움은 2021년 10월 재개관 이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열고 있는데요, 멤버십 회원 대상으로는 ‘작가를 만나다’ ‘건축가를 만나다’를 열고, (비회원) 초등학생 대상으로 ‘키즈랩’도 열고 있습니다. 지난 토요일엔 오전·오후 두 차례에 걸쳐 과학·예술 융합 어린이 프로그램 ‘미술관에 열린 자연’이 열렸습니다.
조병수·조민석·최춘웅·유현준·조정구 등 그동안 ‘건축가를 만나다’를 거쳐 간 이들의 면면도 쟁쟁합니다. 또 ‘작가를 만나다’에선 지난 3월 조각가 김윤신, 5월 현대미술가이자 미디어 아티스트 김아영, 6월 ‘빛의 거장’ 제임스 터렐과의 대화가 차례로 열렸습니다. 발 빠른 사람들은 1년 치 관람료 몇 회 분을 미리 내는 정도의 가입비로 이 ‘알짜’ 혜택을 누렸습니다.
서울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도 비공개 전시 투어 등 멤버십 대상과 일반인 대상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늘 열리고 있습니다. 또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선 매주 수요일 저녁 6시, 7시 두 차례에 걸쳐 ‘큐레이터와의 대화’가 열리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전시만 보러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찾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작품 중심’의 미술관은 이제 ‘사람 중심’의 공간, ‘대화’와 ‘연결’의 장소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기회가 늘수록 사람들은 예술을 좀 더 폭넓게 이해하게 되고, 프로그램의 질(質)은 더욱 높아집니다. 유럽의 많은 미술관은 회원제의 오랜 역사를 통해 충성 관람객을 확보하고, 사람들의 문화 참여 확대를 이끌어왔습니다. 국내 미술관과 박물관도 치열한 고민과 풍부한 상상력으로 회원과 비회원 대상 프로그램을 다양화하며 업그레이드해야 합니다. 산책하는 미술관, 건축가를 만나고 시와 음악과 무용을 즐기는 미술관이 우리 곁으로 왔습니다. 미술관과 관람객의 미래지향적 ‘콜라보(협업)’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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