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나사 국장에 머스크 절친 아이작먼…'화성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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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러드 아이작먼(오른쪽)은 2021년 2월 스페이스X에서 창립자 일론 머스크를 만났다. 사진 스페이스X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핀테크 억만장자이자 민간 우주비행가 재러드 아이작먼(42)을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국장으로 다시 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아이작먼은 우주에 대한 열정, 우주인 경험, 그리고 탐험의 경계를 넓히고 새로운 우주 경제를 발전시키려는 헌신적인 인물”이라며 “나사를 대담한 새 시대로 이끌 인물”이라고 적었다.
아이작먼은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오랜 친구이자, 스페이스X의 민간 우주비행 미션을 두 차례 성공으로 이끈 기업가다. 그는 16세에 결제 플랫폼 시프트포(Shift4)를 창업해 억만장자가 됐고, 2021년과 2022년 스페이스X의 ‘인스피레이션4’ 미션 등에서 실제 우주 비행을 경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당선인 신분일 때부터 나사 수장으로 낙점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해 8월 1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에 있는 케네디 우주 센터에서 열린 기자 회견에서 민간 유인 우주 비행 임무인 폴라리스 다운(Polaris Dawn)의 사령관 재러드 아이작먼이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지난 5월 말 트럼프 대통령은 돌연 지명을 철회했다. 당시 그는 ‘이전 관계에 대한 철저한 검토’를 이유로 들었으나, 실제론 아이작먼의 과거 민주당 기부 이력과 머스크와의 불화가 원인이라는 외신보도가 잇따랐다. 당시 머스크는 연방 정부 축소안을 주도하다 트럼프 대통령과 정책 충돌을 빚은 직후였다. 그러나 올해 여름 이후 아이작먼과의 접촉했고, 9월 백악관 실리콘밸리 경영인 만찬에도 참석하는 등 공개적으로 둘의 관계가 복원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현재 나사 임시국장이자 교통부 장관인) 숀 더피가 훌륭히 이끌어왔다”며 감사를 표하면서도 “이제 아이작먼이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며 후임 임명을 공식화했다. 아이작먼은 X(옛 트위터)에서 “당신의 리더십 아래 조국을 위해 봉사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이번 인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우주 정책 노선이 ‘달 탐사’에서 ‘화성 정착’으로 확장된 것으로 읽힌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는 달 우선파와 화성파가 대립했으나, 민간 기업의 혁신을 통해 화성에 인류를 보내겠다는 ‘트럼프식 아메리칸 드림’이 결국 채택됐다. 공공연히 “화성 탐사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힌 아이작먼이 지명된 까닭이다. 아이작먼은 “우주 개발의 주도권은 정부가 아닌 시장이 가져가야 한다”며 공공기관보다 민간의 효율을 강조하는 철학도 공유해왔다. 반면 더피 장관은 “중국보다 달에 먼저 도달하겠다”며 나사를 교통부 소속으로 두겠다고 주장해왔다.

숀 더피 미국 교통부 장관이 지난 5월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밖에서 기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다만 차기 나사 수장 유력 후보의 개혁 비전은 논란의 여지를 안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3일 “아이작먼이 작성한 내부 문건 ‘프로젝트 아테나(Project Athena)’는 나사의 일부 임무를 민간 부문에 아웃소싱(외부조달)하고, 기후 과학 임무를 축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문건은 아이작먼이 첫 지명 후보 시절 작성한 62쪽짜리 기획안으로, 나사를 ‘비즈니스처럼 운영’하고 ‘지구과학 연구를 대학으로 넘긴다’는 구상을 포함했다. 전직 나사 관계자들 사이에선 “지나치게 급진적이며 과학 연구의 공공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고 한다.
아이작먼은 상원 인준 절차를 거친 뒤 나사 국장 임명이 확정된다. 현재 미 연방 정부는 10월 초부터 셧다운 상태지만, 상원은 여전히 대통령 인준안을 처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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