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대낮 길거리서 女대통령 성추행…"경종 울리겠다" 분노의 멕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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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최초의 여성 대통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이 수도인 멕시코시티 길거리에서 남성 취객에게 성추행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은 지난 4일(현지시간) 오후 셰인바움 대통령이 수행원과 함께 멕시코시티의 대통령궁에서 연방 교육부 청사로 도보로 걸어가던 중 벌어졌다. 셰인바움 대통령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기 위해 잠시 멈춘 사이 한 남성이 접근하더니, 목덜미에 입을 맞추고 신체 부위를 만졌다. 셰인바움 대통령이 침착하게 이 남성의 손을 밀어내고, 수행원들이 급히 달려와 이 남성을 제압하면서 사건은 마무리됐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튿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어제 대통령궁에서 교육부 청사로 걸어가던 중 누군가 제게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느꼈는데 그는 완전히 취한 상태였다”며 “그는 제게 범죄를 저질렀고 저는 모두를 위해 해당 남성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일은 내가 여성으로서 겪은 일이지만 우리나라 모든 여성이 겪는 일이기도 하다”며 “이 나라 여성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학대와 폭력에 경종을 울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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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AFP=연합뉴스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 200년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중남미 최고 명문대 멕시코 국립자치대(UNAM·우남)에서 에너지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최초의 여성이자 멕시코시티 시장을 지낸 최초의 여성이기도 하다.

같은 여성인 클라라 브루가다 멕시코시티 시장은 성명을 통해 “한 명에게 손을 대는 건 모두에게 손을 대는 것”이라며 “성추행 피의자는 이미 체포됐으며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처리될 것임을 알려 드린다”고 했다. 멕시코시티 경찰은 조사 결과 해당 남성이 사건 당일 다른 여성 두 명에게도 성희롱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멕시코는 정치인들이 위험에 처하는 일이 자주 있다. 지난 1일엔 서부 미초아칸주 우루아판의 시장인 카를로스 알베르토 만소 로드리게스가 멕시코 전통축제 ‘망자의날’ 행사 도중 시내 한 복판에서 범죄조직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이는 미초아칸주에서 올해 일곱 번째로 발생한 기초단체장 피살 사건이다. 시장이 사망한 직후 며칠만에 국가수반인 대통령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글로벌 통계전문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멕시코에서 2023년 9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살해된 정치인과 그 관련자는 268명에 달한다. 멕시코 아카풀코주 시장 출신 에보디오 벨라즈케즈는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으나 무장 괴한의 자택 침입 사건 이후 출마를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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