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7일(현지시간) 카메룬 현직 대통령 폴 비야가 마루아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세계 최고령 국가 원수인 폴 비야(92) 카메룬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취임식을 갖고 새 7년 임기를 공식 시작했다. 이에 따라 1982년 취임 후 43년째 권력을 유지해 온 비야 대통령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99세까지 국가를 통치하게 될 전망이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비야 대통령은 수도 야운데 의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선서를 진행하며 “신뢰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가 직면한 상황의 심각성과 국민의 좌절, 기대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외국 지도자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집권 여당 카메룬인민민주운동(CPDM) 소속인 비야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대선에서 득표율 53.66%를 기록해 야당 카메룬국가구원전선(FNSC)의 이사 치로마 바카리(79) 후보를 제치고 8선에 성공했다. 치로마 후보는 35.19%의 득표율을 얻었다.

다만 이번 대선에서는 총 12명의 후보가 경쟁했다. 야권의 유력 주자였던 아프리카신독립민주주의운동(MANIDEM)의 모리스 캄토(71)가 출마하지 못했다.

치로마 후보는 개표 이후 자신의 승리를 주장하며 결과 불복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이제 두 명의 대통령이 존재한다”며 “카메룬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나)과 헌법위원회가 임명한 대통령(여러분이 알고 있는 그분)”이라고 주장했다. FNSC는 자체 집계 결과 자신들의 득표율이 54.8%, 비야 대통령은 31.3%였다고 발표한 바 있다.

대선 전후 카메룬 최대 도시 두알라 등 여러 지역에서는 공정한 선거 결과 발표를 요구하는 시위가 발생했으며,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시위대 최소 4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메룬 대통령 선거 결과 발표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한 신문 가판대 위 카메룬 트리뷴 신문에 폴 비야 대통령 재선 헤드라인이 실린 모습. 카메룬의 폴 비야 대통령(92)이 전날 헌법위원회가 발표한 공식 결과에 따라 53.7%의 득표율로 8선에 성공했다.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