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루비오, 차기 대선 밴스 지지"…1년도 안돼 벌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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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JD 밴스 부통령(왼쪽)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지난달 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의 회담을 지켜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포스트 트럼프’ 논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1년도 안 돼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JD 밴스 부통령을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로 공·사석에서 인정했다는 미 언론 보도가 7일(현지시간) 나왔다. 지난 4일 ‘미니 지방선거’에서 공화당이 참패한 이후 당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다소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이 감지되는 등 권력 누수 징후 속에 나온 이야기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루비오 장관이 측근들에게 밴스 부통령이 2028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의 선두주자이며 그가 출마할 경우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루비오 장관 측근은 “마코는 밴스가 원한다면 공화당 (차기 대선) 후보가 될 것임을 분명히 해 왔다”며 루비오 장관이 사적으로뿐만 아니라 공개적으로도 그런 뜻을 표명해 왔다고 전했다. 폴리티코는 “루비오 장관의 비공개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 임기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공화당 내 일각에서 이미 포스트 트럼프 경쟁을 계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라고 짚었다.
밴스, 트럼프 지지자 중 차기 희망 35%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차기 구심점으로 꼽히는 밴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가장 유력한 차기 주자로 인식되고 있다. 폴리티코가 지난달 18~21일 실시한 조사에서 밴스 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사람들 가운데 차기 대선에서 출마하기를 바라는 공화당 인사 중 1위(35%)에 올랐다.
밴스 부통령의 보폭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젊은 마가’라 불리는 청년 보수 단체 ‘터닝포인트 USA’가 주최한 캠퍼스 토론회 무대에 올라 ‘이민 제한’을 역설해 단체 회원 등으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밴스가 연설을 마치자 관중석에서는 48대 차기 대통령이 돼 달라는 뜻의 숫자 ‘48’을 외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가깝게는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겨냥한 움직임이지만 더 길게는 3년 후인 2028년 대선을 가시권에 두고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행보로 풀이됐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가운데)과 JD 밴스 부통령(왼쪽),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지난 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카자흐스탄ㆍ키르기스스탄ㆍ타지키스탄ㆍ투르크메니스탄ㆍ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C5+1 국가 정상들과의 만찬 행사를 갖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도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장관을 자신의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몇 차례 언급하며 힘을 실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취재진과의 대화에서 미 헌법에서 금지한 대통령 3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그럴 수 있다면 좋겠다”며 배제하지 않는 듯한 언급을 하면서도 차기 대선 주자와 관련해서는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장관을 콕 집어 “2028년 대선에 나갈 수 있는 훌륭한 사람들이다. 그들이 한 팀이 된다면 아무도 멈출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밴스·루비오, 자연스러운 선택지”
폴리티코는 익명의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예상되는 (차기 공화당 대선 후보) 시나리오는 JD 밴스가 대통령 후보로, 루비오가 부통령 후보로 나서는 것”이라고 전한 뒤 트럼프 대통령 측근 중 밴스와 루비오만큼 그의 지지를 얻을 가능성이 큰 인물은 없다는 점에서 둘은 트럼프의 후계자로 자연스러운 선택이라고 짚었다.
반면 야당인 민주당에서는 뚜렷하게 주목받는 차기 후보군이 부상하지 못하고 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각각 20~25%, 15~20%의 지지율을 기록하고는 있지만 유력 대선 주자로 인식되기에는 아직 부족해 보인다는 평가가 많다.
‘민주당 리더’ 설문에 1위 ‘모르겠다’
폴리티코가 지난달 18~2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원만 대상으로 한 질문에서 ‘민주당의 리더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모르겠다’는 응답과 ‘아무도 없다’는 응답이 각각 21.0%, 10.5%로 1위와 3위를 차지했고, 해리스 전 부통령을 꼽은 이들이 16.1%로 두 번째였다. 차기 대선과는 무관하게 현재 민주당을 이끄는 지도자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이었지만 ‘모르겠다’거나 ‘아무도 없다’는 이들이 30%를 넘은 결과를 두고 폴리티코는 “민주당은 여전히 혼란에서 벗어나 당을 이끌 리더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벼랑 끝 대치 속에 9일로 40일째를 맞은 셧다운(정부 업무 일시적 중지) 사태는 여전히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은 채 최장기 기록을 연일 경신하며 시민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8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 연방항공청(FAA)이 항공편 운항 감축을 지시한 지 이틀째인 이날 항공편 1460편이 취소됐고 약 6000편의 항공편 운항이 지연됐다. FAA는 셧다운 장기화로 현재 가동 중인 필수 관제 인력의 피로도가 증가함에 따라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40개 주요 공항의 항공편 운항을 10%까지 단계적으로 감축하겠다고 했었다.

8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스카이하버 국제공항에서 항공사 여객기들이 주기장에 세워져 있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전날 셧다운 장기화로 현재 가동 중인 필수 관제 인력의 피로도가 증가함에 따라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40개 주요 공항의 항공편 운항을 10%까지 단계적으로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필리버스터 끝장내라” 압박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자당인 공화당에 민주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강제로 끝내라며 독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협상이 성사되든 안 되든 공화당은 필리버스터를 날려버려야 한다”, “필리버스터를 끝장내라!” 등의 글을 연이어 올리며 공화당을 압박했다. 민주당의 필리버스터가 공화당의 임시예산안 처리를 막아 셧다운이 장기화하고 있다는 인식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상원(전체 100석)은 공화당(53석)이 다수당이지만 야당 필리버스터를 막기 위한 의석수(60석)에는 못 미치는 상황에서 의사규칙을 변경해 필리버스터 종결 투표의 의결정족수를 단순 과반(51석)으로 낮추는 이른바 ‘핵 옵션’을 작동할 것을 여러 차례 촉구해 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주의적 정책 행보에 입법 보조를 맞춰 왔던 공화당은 ‘핵 옵션’ 가동은 최후의 마지노선으로 삼가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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