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대남 찐마가’에 분열하는 마가…“마가 파벌만 6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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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첫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완패한 이후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내부의 분열도 심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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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 모자를 쓰고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로이터=연합뉴스

발단은 소셜미디어에서 퇴출당한 극우 활동가인 닉 푸엔테스(27)가 지난달 28일 우파 논객인 터커 칼슨의 팟캐스트의 출연해 반유대주의 발언을 서슴지 않은 것이었다. 백인우월주의자이기도 한 그는 인터뷰에서 ‘조직화된 유대인 세력’이 백인 인종을 말살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푸엔테스는 2021년 1월 6일 발생한 미 국회의사당 폭동사태를 선동한 혐의로 각종 소셜미디어(SNS)에서 퇴출당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그의 X(엑스·옛 트위터) 계정을 되살렸고, 현재는 1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리며 영향력을 점차 회복 중이다. 젊은 백인 남성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그의 주된 지지층이다. 그는 지난 9월 총격으로 사망한 우파 활동가 찰리 커크에 대해서도 “너무 온건하다”고 비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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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활동가 닉 푸엔테스의 X 계정. X 캡처

이 인터뷰를 두고 마가 진영의 반응은 엇갈렸다. 테드 크루즈(공화·텍사스) 상원의원은 히틀러를 존경한다고 여러 차례 밝힌 푸엔테스에 대해 “스스로 나치라고 부른 사람”이라고 직격했다. 마이크 존슨(공화·루이지애나) 하원의장도 그를 “노골적인 반유대주의자이자 인종차별주의자, 반미국적 인물”이라고 규정하면서 인터뷰를 진행한 칼슨에 대해 “그런 발언에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통 보수 가치를 대변해온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 내부도 갈라졌다. 헤리티지 재단의 회장인 케빈 로버츠가 이틀 뒤 X에서 칼슨을 옹호하며 오히려 “악의적인 연합이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 말은 결국 푸엔테스와 칼슨을 비판한 여러 유대인 인사와 단체를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일부 헤리티지 재단 직원들이 그의 사임을 요구하고 나섰고, 유대인 혐오 반대 운동가들도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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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 -An American flag is seen upside down at the conservative Heritage Foundation in Washington, May 31, 2024. (AP Photo/Jose Luis Magana, File) FILE PHOTO〈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사태가 비디오·오디오 중심으로 성장한 보수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WP는 “이들 인플루언서는 팟캐스트나 독백을 짧은 클립으로 만들어 소셜미디어 전반에 퍼뜨리며 논쟁과 반응을 유도한다”면서 “푸엔테스는 미국 보수운동의 미래를 둘러싼 온라인 전쟁의 중심에 서 있다”고 보도했다. 팟캐스트 등을 기반으로 하는 젊은 극우 세력과 전통적인 보수파 간 균열을 심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도 WP는 올해 8월 미국 보수 진영이 이념적으로 서로 충돌하는 6개의 주요 파벌로 구성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들 계파는 관세, 이민자 추방, 연방정부 예산 감축, 이스라엘 및 우크라이나 지원 등을 놓고 이견을 드러낸다. 이에 따르면 6개 파벌은 마가 포퓰리스트(대중영합주의자), 전통 공화당, 재정 긴축론자, 종교적 우파, 기술 우파, 마하(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MAHA) 및 민주당 전향자들이다.

일각에선 마가가 정당 중심이 아닌 ‘미국 우선주의’ 등에 기반한 캠페인 중심으로 형성됐기 때문에 여러 그룹 간 정체성 갈등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공화당의 차기 유력 대선주자인 JD 밴스 부통령은 지난 5일 X에 “이 내분은 멍청한 짓”이라며 당내 적대 행위를 중단하자고 촉구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논란은 2028년 공화당 대선 경선을 앞두고 벌어질 더 큰 논쟁의 전조”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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