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사랑의 모든 얼굴을 노래합니다”…세종문화회관 무대 서는 라포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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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엠은 대한민국의 남성 4중창 크로스오버 그룹이다. 정통 카운터테너를 포함한 전원 성악전공자로 구성되어 성악 어벤져스로 불린다. 왼쪽부터 정민성, 유채훈, 최성훈. 또 다른 멤버 박기훈은 휴식 중이다. 사진 드라마하우스 스튜디오

“사랑이라는 단어만큼 많은 감정을 품은 주제는 없는 것 같아요. 이번 공연에서는 다양한 얼굴의 사랑을 노래하려 합니다.”
‘성악 어벤저스’ 라포엠이 올해 연말 무대를 ‘사랑’으로 채운다. 이달 29~3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단독 콘서트 ‘라포엠 심포니 인 러브’에서다. 콘서트는 중앙일보 창간 60주년 기념 행사의 일환으로, 지휘자 여자경·소프라노 박소영·KBS 교향악단과 함께 한다. 현재 활동을 쉬고 있는 박기훈을 제외한 유채훈, 최성훈, 정민성은 풀 오케스트라 선율 위에 라포엠이 쌓아온 음악 여정을 집약한 무대를 펼칠 예정이다.

'성악 어벤저스' 크로스오버 그룹 라포엠 인터뷰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연습실에서 만난 최성훈은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고 영광”이라며 “이번 공연이 ‘라포엠 심포니’가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라포엠 심포니’는 팀이 2022년부터 매해 이어오고 있는 단독 공연 브랜드다. 정민성은 “박기훈의 빈자리를 느끼지만 그만큼 우리 셋이 더욱 노력한다. 얼마 전 만난 기훈의 얼굴이 한결 좋아 보여 다행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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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훈은 "이번 '라포엠 심포니 인 러브'를 통해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앞으로도 더 많은 무대에서 공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드라마하우스 스튜디오

이번 공연에서는 오페라와 한국 가곡, 이탈리아 칸초네, 뮤지컬까지 장르의 경계를 넘어선 사랑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정열적인 사랑을 노래한 오페라 ‘카르멘’의 아리아를 시작으로, 한국 가곡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로 인간적인 위로를 전한다. 이어 이탈리아 칸초네 메들리로 로맨틱한 감정을 잇고 뮤지컬 ‘레 미제라블’의 넘버들로는 극적인 사랑의 정점을 그린다.

유채훈은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리더십의 여자경 지휘자가 있어 힘이 된다.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세트리스트를 여러 번 수정했다”고 말했다. 박소영 소프라노에 대해선 “해외에서 활약하는 세계적인 소프라노이자 대선배와의 무대라 기대된다”며 박소영의 합류로 “소프라노, 카운터테너(최성훈), 테너(유채훈), 바리톤(정민성)까지 각자의 파트별 매력을 드러낼 무대를 준비했다”고 공연을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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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훈은 "사전에 공개된 세트리스트를 한 번 찾아보시고 공연장에 오신다면 더 몰입도 있게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는 관람 포인트를 짚었다. 사진 드라마하우스 스튜디오

라포엠은 이번 무대에서 파트별로 각기 다른 ‘카르멘’ 아리아를 선보인다. 정민성은 “에스카미오의 ‘투우사의 노래’를 부른다. 자신감 넘치는 곡으로 멋진 척을 해야 하는 게 쉽지 않다”고 했으며, 유채훈은 “돈 호세의 ‘꽃노래’를 부른다. 사랑에 빠져 순수하게 매달리는 남자의 분위기를 담았다”고 말했다. 최성훈은 “메조소프라노가 부르는 ‘집시의 노래’를 카운터테너로 도전한다. 리드미컬하면서도 요염한 분위기를 잘 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0년 JTBC ‘팬텀싱어3’에서 우승하며 데뷔한 라포엠은 탄탄한 성악 실력을 기반으로 클래식·가요·팝을 넘나드는 국내 최고 크로스오버 그룹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5주년을 맞이한 라포엠은 팀의 성장을 체감하고 있다. 최근에는 tvN 드라마 ‘폭군의 셰프’ OST ‘아침의 나라’로 음원 차트를 휩쓸었고, 이들의 곡 ‘선샤인’, ‘네버 엔딩 스토리’ 등은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과 서울세계불꽃축제 등에서 사용되며 주목 받았다. 유채훈은 “’선샤인’을 작업하면서 나라에 경사나 축하할 일이 있을 때 어울리는 곡을 만들자는 마음이었다. 할 수 있는 모든 악기를 동원하고 코러스를 여러 번 쌓아 웅장하게 만들었다. 그 곡이 울려 퍼지는 걸 보니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라포엠이 사랑받는 이유로 멤버들은 “중창 그 자체의 매력”을 꼽았다. 최성훈은 “많은 분들이 중창의 웅장함, 꽉 채운 소리를 즐기시는 것 같다”고 했다. 정민성은 “우리가 ‘성악 어벤저스’라 불릴 만큼 실력적으로도 자신감이 있다. 무대에선 그런 자신감 있는 에너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채훈은 “우리 무대를 처음 접하는 관객들의 표정을 지켜보는 것을 즐긴다. 음악방송에 나갔을 때 K팝 아이돌 팬들이 처음엔 ‘이게 뭐지?’라는 표정으로 듣다가 나중엔 큰 환호와 박수를 보내더라”며 “그런 관객 반응을 보며 우리 무대를 더 알리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 목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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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성은 "'투우사의 노래'를 통헤 '테토남'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각오했다. 사진 드라마하우스 스튜디오

12월에는 일본 진출도 앞두고 있다. 일본어 공부를 열심히 한 정민성을 필두로 현지 관객을 사로잡겠다는 각오다. 최성훈은 “소규모 앙상블 형태로 일본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클래식과 크로스오버 기반의 무대로 일본 곡들도 우리만의 해석으로 부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채훈은 “해외로 나간다는 긴장보다 설렘이 크다”고 전했다.

한국 팬을 위해선 신보도 꺼낸다. 최성훈은 “2년 전 ‘포엠’ 이후 새 앨범을 내지 못해 팬들에게 미안했다”며 “내년엔 라포엠의 색을 입힌 좋은 노래들로 앨범을 꾸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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