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누구도 못한 3연속 롤드컵 우승, 페이커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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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1의 사상 첫 LoL 월드 챔피언십 쓰리핏(3연패)을 이끈 페이커 이상혁. [연합뉴스]

세계 최대 e스포츠대회인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월드 챔피언십(월즈·롤드컵)에서 T1의 페이커(이상혁)가 ‘전설’이 됐다. 페이커를 앞세운 T1은 9일 중국 청두 동안호 스포츠공원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KT 롤스터를 3-2로 꺾고 우승했다. 축구 월드컵에 빗대 ‘롤드컵’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대회다.

미국 라이엇게임즈가 만든 온라인 게임 ‘롤’은 5명이 한 팀을 이뤄 대결한다. 선수들은 171개 챔피언 캐릭터 중 하나씩 선택해 상대 진영 핵심 시설을 파괴하며 승패를 겨룬다. 3세트까지 1-2로 끌려갔던 T1은 4, 5세트를 따내며 승부를 뒤집었다.

프로게임단을 운영하는 SK텔레콤과 KT는 2000년대 스타 크래프트 시절 라이벌이었지만, 롤 종목 ‘통신사 더비’에서는 T1이 압도적 우위를 이어갔다. 페이커는 역대 최다 우승을 6회(2013·15·16·23·24·25)로 늘렸고,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사상 첫 3연패를 달성했다.

페이커는 패배 위기에 몰린 4세트에도 웃으면서 경기를 풀어나갔다. 특히 그는 길목을 막는 기술인 ‘결정화’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면서 KT의 이동을 저지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앞서 T1은 국내 리그(LCK) 4번 시드로 월즈에 출전권을 얻었다. 본선에서는 와일드카드 격인 플레이-인 스테이지부터 차근차근 올라왔다. 포지션이 미드라이너인 페이커는 중국 팀 킬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중국 리그(LPL) 소속의 애니원즈 레전드(AL)와 톱 e스포츠(TES)는 8강과 준결승에서 페이커의 희생양이 됐다. LPL 팀을 상대로 역대 13전 전승을 거둔 페이커는 “(청두 상징인) 판다를 보러 갈 시간은 없었다. 연습하느라 바빴다”고 말했다.

e스포츠 선수들은 두뇌 회전이 빠른 10대 후반을 지나 25세 정도면 은퇴하는데, ‘e스포츠계 메시’ 29세 페이커는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38)처럼 10년 넘게 최정상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근 방한한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서울 코엑스에서 “페이커” 이름을 3차례 외치면서 “한국의 PC방 문화, e스포츠가 없었다면 오늘의 엔비디아도 없었을 것”이라며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월즈 첫 결승에 오른 KT의 비비디(곽보성)도 페이커를 우상으로 삼으며 포지션을 미드라이너로 바꾼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 팀은 DRX(2022년)부터 T1(2023~25)까지 4년 연속 우승을 이어갔다. T1과 TES의 준결승은 동시 접속자가 359만명을 넘을 만큼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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