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굶어죽기 싫어 두만강 넘어”…걷기 행사 열어 탈북민 돕는 민간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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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이탈 주민을 돕는 NGO(비영리민간단체)가 기금 마련을 위한 달리기·걷기 행사를 열었다. 이 단체는 해마다 전국 곳곳의 탈북 주민을 돕고 있다.

민간단체인 '월드 휴먼 브리지'가 지난 10일 세종시 중앙공원에서 '워크앤런 투게더'행사를 열었다. 월드 휴먼브리지는 이 행사에서 기금을 마련해 북한 이탈 주민을 지원했다. 김방현 기자
탈북주민 돕기 달리기·걷기 대회
세종시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월드 휴먼브리지’는 지난 9일 오후 3시 세종시 중앙공원에서 ‘Walk & Run Together(워크앤런 투게더)’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는 최민호 세종시장 등 1500여명이 참여했다. 또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이 후원했다. 참가자들은 3~5km 구간에서 달리거나 걸었다. 또 북한말과 북한 제대로 알기 등 이벤트도 진행됐다.
월드 휴먼브리지는 이 행사에서 마련한 기금 300만원을 세종지역에 거주하는 북한 이탈 주민 3명에게 100만원씩 지급했다. 지원 대상자는 탈북 과정에서 북송돼 고문을 겪는 과정에서 청력에 문제가 생긴 양모씨와 탈북에 따른 트라우마로 고생하는 동료 탈북자를 위해 상담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는 엄모씨, 아르바이트 임금 체불 피해를 겪은 청년 김모씨 등이다.

민간단체인 '월드 휴먼 브리지'가 지난 10일 세종시 중앙공원에서 '워크앤런 투게더'행사를 열었다. 월드 휴먼브리지는 이 행사에서 기금을 마련해 북한 이탈 주민을 지원했다. 사진은 이 행사장에 마련된 북한 지명 맞추기 이벤트 장면. 김방현 기자
연간 1억5000만원 모아 탈북자 돕기
기독교인을 중심으로 구성된 월드휴먼브리지는 10여년 전부터 북한이탈주민 돕기를 해왔다. 연간 1억 5000만원을 마련해 탈북자 주거 환경을 개선하거나 창업을 지원하고 장학금을 줬다. 또 무연고 북한이탈주민 장례 지원, 탈북자 자녀 동반 스키캠프 운영, 의료·심리치료 지원, 통일학교 운영을 통한 적응 교육도 빼놓지 않았다. 매월 밑반찬을 만들어 나눠주고 설·추석 명절에는 음식도 만들어 제공했다.
월드휴먼브리지를 이끄는 지성업 목사는 “북한 주민들도 통일되면 공동체를 이루고 함께 살아가야 한다”라며 “미리 한국을 찾았지만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북한 이탈 주민들 돕는 것도 통일에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고 이런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 목사는 “정부가 후원하는 탈북자 지원센터가 세종 등에도 생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민간단체인 '월드 휴먼 브리지'가 지난 10일 세종시 중앙공원에서 '워크앤런 투게더'행사를 열었다. 월드 휴먼브리지는 이 행사에서 기금을 마련해 북한 이탈 주민을 지원했다. 사진은 이 행사장에 마련된 북한 낱말 맞추기 게임 이벤트 장면. 김방현 기자
탈북 주민 "자유민주주의 체제 적응 힘들어"
월드 휴먼브리지 등에 따르면 한국에 사는 북한 이탈 주민은 3만2000명이며 이 가운데 세종시민은 120명 정도 된다. 이들은 대부분 일용직 노동 등으로 힘겹게 살고 있다고 한다. 또 상당수는 대한민국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고 알려졌다. 세종에서는 최근 혼자 살던 50대 탈북 주민이 사망한 지 한참 뒤에 발견되기도 했다.

민간단체인 '월드 휴먼 브리지'가 지난 10일 세종시 중앙공원에서 '워크앤런 투게더'행사를 열었다. 월드 휴먼브리지는 이 행사에서 기금을 마련해 북한 이탈 주민을 지원했다. 최민호 세종시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김방현 기자
실제 세종에 거주하는 탈북 주민 엄모씨는 서울에 있는 ‘북한체제 트라우마 치유센터’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그는 함경북도 회령에 살다가 1998년 두만강을 넘은 뒤 11년간 중국에 살다가 15년 전 한국에 왔다고 한다. 엄씨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나를 포함한 많은 탈북 주민이 굶어 죽기 싫어 북한을 떠났지만, 아직도 한국 사회가 어색하다”며 “수십년간 배급사회에 살다가 자유민주체제에 적응하는 게 쉬운 게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엄씨는 “북한은 자립 능력을 마비시키는 데 한국은 조금만 노력해도 살아갈 기회가 있는 사회인 것 같다”며 “탈북민이 제대로 정착할 수 있게 교육 등 지원 시스템이 더 갖춰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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