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檢수장은 정권 의사 통로 아냐" 檢내부, 노만석에 공개 사퇴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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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2025.11.10
대장동 개발비리 1심 항소 포기는 본인의 결정이라고 밝힌 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대검 차장검사)에 대한 책임론이 검찰 내에서 확산하고 있다. 박영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이 8일 노 권한대행에게 “검사로서 법치주의 정신을 허물고 정권에 부역하여 검찰에 오욕의 역사를 만든 책임을 지고 당장 사퇴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데 이어 공개적인 사퇴 요구도 잇따르고 있다.
정유미 전 창원지검장(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10일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올린 게시글에 “(노 차장은) 검찰 역사를 통틀어 가장 치욕적으로 권력에 굴복한 검사로 이름을 남기게 될 것”이라며 “‘저의 책임’이라고 내뱉었으니 책임지고 그 자리를 사퇴하라”고 밝혔다.
이어 “노 차장은 수사, 공판을 진행한 일선 검사들과도 다른 결론을 내렸다고 하니 항소 포기의 결론에 이르게 된 논리 과정을 제시하라”고 지적했다. 사의를 표명한 정진우 중앙지검장과 수사, 공판 검사들이 항소 뜻을 밝혔으나 노 대행이 불허한 것을 두고 설명을 요구한 것이다.
앞서 노 대행은 전날(9일) 공지를 통해 “대장동 사건은 통상의 중요 사건처럼 법무부의 의견도 참고한 뒤 해당 판결의 취지와 내용, 항소 기준, 사건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항소를 제기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검찰총장 대행인 저의 책임하에 중앙지검장과의 협의를 거쳐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입장을 냈다.
정 전 지검장은 노 대행 입장문에 법무부 의견을 참고했다고 한 점에 대해서도 “정성호 장관이 아는 바 없다고 오리발”이라며 “대검 차장이 거짓말을 했나 아니면 장관이 시키는 대로 했음에도 버림받은 것이냐”고 비판했다.
또 “중앙지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항소 포기를 밀어부쳐놓고 중앙지검장과 협의했다고 한 발 걸치는 태도는 비루하고 치졸하다”며 “같은 검사라는 것이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정 전 지검장은 “말도 안되는 항소 포기 지시로 인해 대통령과 관련된 여러 사건 재판에서 다른 피고인들과 증인들은 수사검사들을 욕보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대검 일부 검사장을 향해서도 “대검은 정치권을 비롯한 외부 압력이 일선까지 내려가지 않도록 막아주는 곳”이라며 “개별 사건에 일일이 참견하는 것은 갑질이자 완장질이고 정치질”이라고 적었다.
직전 중앙지검 4차장을 지낸 공봉숙 서울고검 검사 역시 이날 이프로스에 노 대행을 향해 “진정으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밝혔다. 이와관련 “총장 대행이 어떻게 책임지겠다는 것인지 모르겠고 중앙지검장은 끝까지 반대의견을 밝혔다고 입장문을 냈다”며 “‘검찰총장 대행인 제 책임하에’ 라는 문구는 법무부 책임은 없다는 의미 같다”고 지적했다.
공 검사는 노 대행이 전날 발표한 입장문에 대해 ‘검사 구형 및 상소 등에 관한 업무처리 지침’을 들어 반박했다. 공 검사는 “(입장문에서) 해당 판결의 취지 및 내용, 항소 기준, 사건 경과 등을 고려해 항소 제기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도대체 어떻게 고려를 한 것이냐”며 “원심 판결 번복 가능성, 상소 실익이 없느냐”고 꼬집었다.
공 검사는 또 “지금 정치권에서는 대장동, 대북송금 수사에 흠집을 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검찰 수장의 모습은 정권 의사를 그대로 하달하는 통로가 아니라 외풍을 막아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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