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전사자 시신 11년간 기다린 이스라엘…23살 중위 시신 송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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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지난 8일(현지시간) 하다르 골딘 중위(사진) 등 하마스에 의해 사망한 군인들의 시신 송환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골딘 중위의 시신은 이튿날인 9일 송환됐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로부터 이스라엘 방위군(IDF) 소속 하다르 골딘 중위의 시신을 송환받았다. 2014년 8월 1일 당시 23세였던 골딘 중위가 전사한 지 11년2개월여 만이다.
골딘 중위로 추정되는 시신을 실은 차량이 이날 오후 텔아비브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도착하자 IDF 관계자들이 도열해 경례했다. IDF는 유전자정보 분석 결과 하마스가 인계한 시신이 골딘 중위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하마스 무장조직 알카삼 여단은 전날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골딘 중위로 추정되는 시신을 수습했다.
2014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최대 무력 충돌 중 하나로 꼽히는 ‘50일 전쟁’에 IDF 기바티 여단 소속으로 참전한 골딘 중위는 같은해 8월 1일 라파에서 진행된 땅굴 작전에 참여했다가 하마스와의 교전 중 사망했다. 그보다 몇 주 앞서 하마스는 IDF의 오론 샤울 하사를 살해한 뒤 시신을 습득했다. 그 후 50일 전쟁이 종식되기 전까지 이스라엘 민간인 둘이 추가로 하마스에 생포돼 억류됐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대규모 기습 공격하면서 시작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전까지 그 4인은 하마스에 억류된 유일한 인질이었다.

하다르 골딘 중위로 추정되는 시신을 실은 차량이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도착하자 이스라엘 방위군(IDF) 소속 군인들이 경례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IDF는 지난 1월 샤울 하사의 시신을 회수했다. 이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휴전 합의 과정에서 지난 2월 민간인 둘 또한 석방됐다. 그리고 마침내 이스라엘은 마지막 남은 골딘 중위의 시신까지 반환받았다. 인질 석방 및 시신 송환에 이같이 긴 시간이 소요된 이유론 하마스가 요구한 높은 몸값이 꼽힌다. 2007년부터 2024년 2월까지 IDF 총참모부 협상단을 지휘한 도론 하다르 예비역 대령은 “전사한 군인 둘과 생포된 민간인 둘의 대가로 하마스는 수백명에 달하는 테러범의 석방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골딘 중위 시신 송환 이후 성명을 내고 “집무실에 항상 골딘 중위와 샤울 하사의 사진을 두고 있었다”며 “우리는 그들을 집으로 데려오겠다고 맹세했으며 그 약속을 단 한 순간도 포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11년2개월여 만의 시신 송환까지 골딘 중위 가족의 노력도 엄청났다. 골딘 중위 가족은 그의 이름으로 재단을 설립하고 시신 송환에 전력을 다했다. 골딘 중위의 어머니인 리아 골딘은 “우리는 불가능한 일을 해내기 위해 전 세계를 누볐다”고 말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송환 과정에서의 골딘 중위 가족의 희생을 “지칠 줄 모르는 끈질긴 투쟁”이라고 추켜세웠다.
사회 각계각층의 노력도 뒷받침됐다. 골딘 중위 사후 그의 이름으로 교육 사업이 시작되는 등 사회 전반에서 골딘 중위 시신 송환 및 그를 기리는 움직임이 일었다. 이스라엘 우파 싱크탱크인 ‘시오니스트 전략 연구소’는 골딘 중위의 가족과 함께 이스라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사업을 진행했다. ‘이스라엘 유대민족기금’은 골딘 중위를 기리기 위해 2022년 가자 국경에 정원을 헌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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