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83년 한솥밥' 108세·107세 부부… 최장 결혼생활 비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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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장 부부' 기록 세운 미국 기튼스 부부. 론제비퀘스트 유튜브 영상 캡쳐.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사는 한 노부부가 세계에서 가장 오랜 결혼 생활을 이어온 부부로 공식 인정받았다. 결혼 생활 83년째를 맞은 두 사람은 장수의 비결을 묻자 한목소리로 “사랑”이라고 답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장수 노인 연구단체 론제비퀘스트(LongeviQuest)에 따르면 라일 기튼스(108)와 엘리너기튼스(107) 부부는 지난 4일 세계에서 가장 오래 결혼 생활을 이어온 부부로 공식 인증을 받았다. 론제비퀘스트는 결혼 증명서(1942년 발급), 미국 인구조사 기록, 수십 년간의 각종 자료를 검증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전 기록 보유자는 85년간 결혼 생활을 이어온 브라질의 디노 부부였으나, 지난달 남편이 세상을 떠나면서 기튼스 부부가 ‘생존한 세계 최장 결혼 부부’ 타이틀을 넘겨받았다.

두 사람의 나이를 합치면 216세, 인류 역사상 가장 고령의 부부이기도 하다. 론제비퀘스트는 “이들의 사랑 이야기는 전쟁과 인종차별 등 수많은 고난을 견뎌낸 특별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라일과 엘리너의 첫 만남은 1941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클라크 애틀랜타대학 농구 경기장이었다. 라일은 선수로, 엘리너는 관중으로 경기를 보러 갔다가 그를 처음 봤다. 엘리너는 “어느 팀이 이겼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날 처음 라일을 봤던 기억만은 생생하다”고 회상했다.

두 사람은 곧 사랑에 빠졌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 커플을 갈라놓았다. 라일은 징집이 불가피한 상황이었으나, 이들은 그 전에 결혼을 결심했다.

1942년 6월 4일, 조지아주 육군 기지에서 훈련 중이던 라일은 사흘간의 휴가를 받아 엘리너와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인종차별이 심했던 시절, 그는 ‘흑인 전용 객차’에 몸을 싣고 밤새 달려 신부를 찾아갔다.

결혼 직후 엘리너는 첫 아이를 가졌지만, 라일은 곧 미 육군 92보병사단 소속으로 이탈리아 전선에 투입됐다. 엘리너는 남편의 무사귀환을 기다리며 뉴욕으로 이주해 시댁 근처에서 홀로 아이를 낳았다.

그는 항공 부품회사에서 급여 담당으로 일하며 생계를 꾸렸고, 남편과는 검열로 인해 대부분 지워진 편지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안부를 전했다.

전쟁이 끝난 뒤 두 사람은 뉴욕에서 재회했다. 함께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정부 기관에 근무했고, 여행을 즐기며 삶의 여유를 찾아갔다. 엘리너는 69세에 뉴욕 포덤대학에서도시교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며 늦깎이로 학문의 꿈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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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오래 결혼 생활을 이어온 부부로 알려진 엘리너(107)와 라일(108) 기튼스 부부가 손을 맞잡고 있다. 두 사람은 결혼 83년째를 맞았으며, “비결은 서로에 대한 사랑”이라고 말했다. 사진 유튜브 화면 캡처

현재 기튼스 부부는 딸 앤젤라와 함께 마이애미에서 생활하고 있다. 결혼 생활의 비결을 묻자, 엘리너는 “우리는 서로 사랑해요”라고 짧게 답했고, 라일은 “제 아내를 사랑합니다”라며 미소 지었다.

두 사람은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특별히 노력했느냐’는 질문에 “그럴 필요가 없었다”고 했다. 라일은엘리너의 손을 꼭 맞잡으며 “우리가 가장 오래된 부부가 됐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아내 곁을 지킬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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