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대사관 국경일 리셉션에서 축사하는 엘브리지 콜비 미국 전쟁부차관. 연합뉴스

엘브리지 콜비 미국 전쟁부 정책차관이 한국의 국방비 증액 결정을 두고 “한국은 정말로 모범적인 동맹국(model ally)”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이 미국이 요구해온 ‘GDP 대비 3.5%’ 국방비 기준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 동맹국 가운데 처음으로 충족하겠다고 약속한 데 대한 직접적인 반응이다.

콜비 차관은 1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앤드루 W 멜론 강당에서 열린 한국 국경일·국군의 날 리셉션 축사에서 “한국은 이제 미국의 조약 동맹 중 나토 외 국가로서는 최초로 트럼프 대통령이 헤이그 나토 정상회의에서 제시한 ‘국방비 3.5%’ 기준을 수용한 나라”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한·미 양국은 14일 공개한 정상회담 공동 팩트시트에서 한국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5% 수준으로 증액한다는 계획을 명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대표적 안보정책통으로 평가받는 콜비 차관은 한국의 결정을 높이 평가하며 “이재명 대통령과 한국이 노력·재정·헌신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동맹은 미래지향적 동맹이며 트럼프 행정부와 피트 헤그세스 장관 체제의 국방부에서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장관·부장관 다음인 전쟁부 서열 3위인 그가 “이 자리가 사실상 첫 공개석상 발언”이라며 이례적으로 직접 메시지를 낸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행사에서는 미국군 고위 인사들의 ‘한국 찬사’도 이어졌다. 크리스토퍼 마호니 미 합동참모본부 차장은 참전용사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1952년 한국전쟁 참전 당시 한국에서 복무했던 부친 이야기를 꺼냈다.

마호니 차장은 “아버지는 한국에서의 군 복무를 자주 말하지 않았지만 두 가지를 강조했다”며 “하나는 살아 돌아온 것, 또 하나는 한국 육·해·공군이 지구상에서 가장 강인한 전투원이라는 점”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날의 위험하고 역동적인 위협 환경은 ‘좋은 친구’, 즉 동맹의 중요성을 다시 깨우쳐준다”며 “동맹은 군사 파트너십 그 이상의 존재”라고 강조했다. 축사의 마지막은 한국어로 “같이 갑시다”라고 말했다.

주미대사관 국경일 리셉션 행사에서 발언하는 강경화 대사. 연합뉴스

취임 후 첫 리셉션을 주관한 강경화 주미대사는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동맹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말했다.

또 “이 동맹은 한국의 군사·경제·기술 역량이 크게 성장했다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며 “양국 정상의 합의를 바탕으로 동맹은 더욱 현대화되고 있으며, 커지는 지역·글로벌 도전에 함께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사는 이날 한복 차림으로 외빈을 맞았다.

리셉션에는 마이클 디솜브리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존 노 국방부 동아시아 부차관보, 제임스 워킨쇼·라이언 징크 등 연방 하원의원들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