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육아 전 꿈은 '친구 같은 아빠'였는데…"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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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경기 성남시에서 열린 '제2회 아장아장 운동회'에 참가한 부모들과 아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스1

육아 전에 그렸던 아빠 상(像)은 '잘 놀아주는 친구 같은 아빠', 현재 나의 모습은 '바쁜 주말용 아빠'. 어린아이들을 키우는 아버지들이 밝힌 육아의 이상과 현실이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지난달 미성년 자녀를 둔 남성 418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아이를 키우기 전후 인식 변화 등에 대한 의견을 중심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아빠 육아' 당사자들의 이상과 현실은 상반되는 편이었다. 육아 전 꿈꿨던 아버지 모습을 키워드별로 분류했더니 '친구'가 19.4%로 가장 많았다. 놀이(14%), 함께(9.9%), 다정(9.1%), 소통(6.5%)이 그 뒤를 이었다. 주관식 답변에서도 '매주 여행하는 아빠'나 '손잡고 산책하는 아빠' 등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이들이 현실 속에서 마주한 아버지는 '바쁜'(15.1%) 모습이 1위였다. 주말(8.3%), 피곤(7%), 지친(6.5%), 혼내는(5.4%) 순이었다. 주관식 주요 응답도 '주말에만 시간 내는 아빠', '잠잘 때만 보는 아빠' 등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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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육아의 이상과 현실 설문조사 결과. 자료 인구보건복지협회

양쪽 키워드를 감정(긍정·부정)으로 분류한 결과, 이상 속 아버지상은 99%가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실 속 아버지상은 부정적 측면이 75%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렇게 큰 괴리가 발생하는 이유(주관식)로는 ▶바쁜 회사 일에 지쳐 육아에 집중하기 어려움 ▶육아가 생각보다 어렵고 변수가 발생함 ▶휴식 시간이 없어 마음에 여유가 사라짐 등이 꼽혔다.

이는 실제 육아 활동에도 반영됐다. 당초 아빠들이 육아 전에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 건 놀이였다. 절반 가까운 44.3%로 월등히 높은 선택을 받았다. 그러나 현실에서 가장 자신 있는 활동은 육아 외적인 청소·설거지 등(22.5%)이었다. 놀이는 21.1%로 그다음이었다. 직접적인 돌봄 활동보다 생활지원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자신감을 보였다는 의미다.

아빠들이 가장 어렵다고 느끼는 육아 영역은 교육(32.1%), 요리(19.6%) 순이었다. 훈육과 지도 같은 자녀 교육을 제일 부담스럽게 받아들이는 셈이다. 육아를 더 잘할 수 있으려면 경제적 지원(33.5%)이 필요하다고 가장 많이 응답했다. 심리상담·교육을 희망하는 비율도 20.4%로 적지 않았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이들의 육아 효능감을 높여줄 교육·심리상담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삼식 회장은 "아버지들이 육아에 대한 높은 이상을 품고 있음에도 현실에선 시간적·정서적 제약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걸 알 수 있다"면서 "육아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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