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폼페이오 “韓에 핵잠 필요…김정은 악랄, 북핵 中서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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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인근 발로파크 콘퍼런스룸에서 법무법인 대륙아주가 주최한 공개 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한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이 17일(현지시간) “핵추진잠수함(핵잠)은 한국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이날 워싱턴 DC 인근 발로파크 콘퍼런스룸에서 법무법인 대륙아주가 주최한 공개 대담에서 “한국은 핵잠이 필요한가”라는 물음에 “내 답은 간단하다. 예스(Yes)”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이 문제(한국 핵잠 승인)는 당파적 사안이 아니다. 달성 가능한 목표”라며 미 의회 동의도 낙관했다.
지난 13일 공개된 한ㆍ미 정상회담 공동 설명자료(팩트시트)에서는 미국이 한국의 핵잠 건조를 승인한다고 돼 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이와 관련해 “그 내용이 포함된 건 놀라웠지만 긍정적으로 본다”며 “원전을 건설해 전 세계 수많은 지역에 공급해 온 한국은 이 분야를 수행할 수 있는 엄청난 첨단 기술과 막대한 인적 자원이 존재한다. 그래서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핵 가진 북에 맞서 한국 보호해야”
폼페이오 전 장관은 특히 “북한 김정은은 핵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는 한국 국민이 충분한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단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상황이 악화되는 날은 미국 본토를 포함한 전 세계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핵무기 역량을 갖춘 북한에 맞서 한국을 지키는 것이 전 세계 안보에도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그러면서 “미국이 잠수함뿐만 아니라 항공기, 사이버 세계에서 이중 통제(dual key) 체계를 확보해 모두가 안심할 수 있도록 하는 모델이 작동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그 길을 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 위협에 대응해 한국에 더 강력한 확장 억지력을 제공하기 위해 안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정은 정말 불쾌한 인물”

2018년 5월 10일 북한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국 중앙정보국장(왼쪽)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xxxxxxxxxxxxxxxxxx/2018-05-10 06:40:46/ 〈저작권자 ⓒ xxxx-xxxx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트럼프 1기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수차례 만나며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폼페이오 전 장관은 “그는 정말 불쾌한 인물”이라며 “무례하다는 게 아니라 악랄하다는 뜻이다. 그는 한반도가 자신의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1기 때 진행된 북ㆍ미 정상회담에 대해 “솔직히 성공하지 못했다. 그들(북한)은 여전히 핵무기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며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과 세 번 만날 기회를 가졌지만 우리는 핵무기를 포기하게 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이 대목에서 북한에 핵무기 포기를 설득할 방법이 현실적으로 없다며 중국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정은은 싱가포르ㆍ하노이ㆍ판문점 등 매번 회담 전후로 베이징에 보고했다. 우리가 협상한 상대는 사실상 시진핑(중국 국가주석)이었다”며 김정은에게는 핵무기 문제를 단독으로 결정할 자유가 없고 한국과 관련된 대부분의 사안을 시 주석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에게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할 만한 당근은 전혀 없고 쓸 수 있는 채찍도 상당히 부족하다”며 “상황을 뒤집을 방법은 거의 없다. 이 문제는 평양(북한)이 아닌 베이징(중국)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북·미회담 재개 가능성 높지 않아”

2019년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ㆍ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세 번째)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 두 번째)이 대화하고 있다. 당시 미 정부를 대표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왼쪽 두 번째),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왼쪽)이 회담에 배석했다. AP=연합뉴스
북ㆍ미 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에 대해서도 “특별히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김정은이 바라는 것은 경제적 구제책과 정상국가로 인정받는 것이겠지만 실현할 도구가 없다. 일본ㆍ한국ㆍ호주ㆍ미국ㆍ영국 등을 설득할 만한 어떤 것도 제시하지 않았다”며 “김정은이 성공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서울의 민간인 목표물을 겨냥한 방대한 재래식 무기와 정밀유도탄이 쌓여 있는 상황이 계속되는 한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 가능성은 거의 제로(0)에 가깝다고도 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관여 정책을 노벨평화상 수상 경로로 보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이게 그 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 생각이 틀렸으면 좋겠다”며 부정적으로 답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조용히 물러나는 스타일이 아니다”며 연방 대법원이 심리 중인 상호관세 적법성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패소하더라도 다른 관세 부과 조치를 강구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 때 부과한 관세는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든 임기 동안 대부분 유지될 것”이라며 기업 경영진은 이 관세들을 영구적인 것으로 간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현재 전략자문회사 CNQ그룹을 설립해 이끌고 있다. 2022년 5월 워싱턴 DC에 진출해 현지 자문사를 설립한 대륙아주는 CNQ그룹과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이날 폼페이오 전 장관 초청 간담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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