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엡스타인 문건 공개' 떠밀리자…트럼프 "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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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성년자 성착취범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 문건 공개 표결을 하루 앞둔 17일(현지시간)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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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2026 FIFA 월드컵 백악관 태스크포스 회의 중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문건 공개 요구에 대해 “민주당의 사기극”이라며 반대해왔다. 그러다 공화당 의원 다수가 18일 하원 표결에서 찬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엡스타인 문건과 관련한 대응 전략을 불가피하게 변경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엡스타인과 무관…그의 친구는 민주당”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주재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엡스타인 파일 공개 법안이 올라오면 서명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전적으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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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제프리 엡스타인이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설치물이 미국 워싱턴 의회 앞에 세워져 있다. AP=연합뉴스

이어 “엡스타인은 우리와 아무 관련이 없다”며 “그의 친구들은 전부 민주당 사람들이었고, 그것은 정말 민주당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극적으로 변했다. 그는 전날 오후 플로리다에서 주말을 보낸 뒤 워싱턴에 도착한 직후만 해도 엡스타인 관련 질문을 한 기자를 향해 “당신과 같은 가짜 뉴스, 형편 없는 기자와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며 신경질적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우리는 숨길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공화당 하원 의원들은 엡스타인 문건을 공개하는 데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뭔가를 가지고 있었다면 우리의 압도적 선거 승리 이전에 공개했을 것”이라며 자신은 엡스타인과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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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18일 미국 워싱턴에서 하원이 엡스타인 관련 문서 공개 여부에 대한 표결을 앞두고 의사당 앞에 문건 공개를 촉구하는 시위대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EPA=연합뉴스

‘마가’ 분열…“법무부 공개 응할지 불분명”

이러한 입장 변화는 하원의 엡스타인 파일 공개 촉구 법안 표결에서 공화당의 이탈표를 막을 수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의 입장 변화는 ‘유권자들의 압력 때문에 파일 공개에 투표할 수밖에 없다’는 공화당 의원들과의 비공개 대화 이후에 이뤄졌다”며 “문건 공개 법안이 하원에서 만장일치 통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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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시내에 팸 본디 법무장관을 '엡스타인 여왕', '광대'로 표기한 포스터가 불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NYT는 이어 “이는 지지율 하락, 물가 상승, 당내 분열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배력이 약화될 가능성을 시사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표결 없이 문서 공개를 명령할 수 있지만 그러지 않았다”며 “법무부가 궁국적으로 문서를 얼마나 공개할지는 불확실하다”고 전망했다.

미 법무부는 지난 2월 수백 페이지 분량의 ‘편집된 문서’를 공개했고, 9월엔 3만 페이지가, 지난주엔 2만 페이지 분량이 공개됐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이미 5만 페이지를 공개했다”며 “우리가 무엇을 주더라도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불만을 표했다.

연방법원은 엡스타인에 대한 수사 관련 파일과 자료가 10만 페이지가 넘고, 법무부가 비공개로 분류한 자료를 포함한 300기가바이트 이상의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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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17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거리에서 미국 세관·국경보호청(CBP) 요원들이 이민 단속 작전을 벌이는 가운데 한 시위자가 연행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엡스타인’ 정국 속…“베네수엘라 軍투입 가능성”

미국의 정치권이 ‘엡스타인 정국’으로 빠져든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네수엘라에 대한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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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웨스틴 호텔에서 열린 맥도날드 임팩트 서밋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는 ‘베네수엘라에 미국 지상군을 투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 나는 그것을 배제하지 않는다. 나는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마약 유입 차단을 위해 해상에서 의심 선박을 격침하는 데서 더 나아가 멕시코와 콜롬비아 본토에 위치한 마약 카트텔을 공격할 가능성도 함께 시사했다.

이는 가자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지상군 투입에 대해선 철저하게 선을 그었던 기존의 입장과는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세계 최강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호’를 주력으로 하는 항모 전단을 베네수엘라 북쪽 카리브해에 배치하며 군사적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는 미국에 막대한 피해를 줬다”며 “마약 문제가 주된 이유지만, 우리나라로의 (베네수엘라) 죄수 유입이 재앙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내가 마약 차단을 위해 멕시코에서 공격을 할 것이냐고? 나는 오케이”라고 했고, 콜롬비아에 대해선 “콜롬비아 코카인 제조 공장을 파괴할 것이냐고? 나는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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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군의 제럴드 R. 포드 항공모함 선단(기함 USS 제럴드 R. 포드, USS 윈스턴 S. 처칠, USS 마한, USS 베인브리지 포함)이 베네수엘라 인근으로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의회에서 멕시코 및 콜롬비아 공격에 대한 승인을 구할 것”이라며 “미친 게 아니라면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동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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