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여행 자제령 이어 '짱구'도 막았다…성난 중국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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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류진쑹(가운데) 아주국장과 가나이 마사아키(왼쪽)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중국 베이징 외교부 청사에서 협의를 마치고 심각한 표정으로 나오고 있다. 가운데는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주국장.[AFP=연합뉴스]

18일 중국 외교부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문제에 일본이 무력으로 개입할 수 있다고 밝힌 발언의 철회와 직접적인 사과를 촉구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이날 진행된 류진쑹 아주국장과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의 협의 결과를 전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마오 대변인은 “중국은 일본 측이 잘못된 발언을 철회하고 중국과 관련된 문제에서 더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며,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는 실제 행동으로 중일 관계의 정치적 기초를 수호할 것을 엄숙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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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베이징의 한 극장에 상영이 취소된 일본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 초화려! 작렬하는 떡잎마을 댄서즈’ 인형이 전시되어 있다. 로이터

그러면서 “일본은 즉시 잘못된 발언을 철회해야 한다"며 "반성하면서 입장을 바로잡고(改弦更張·개현경장) 중국 국민에게 명확한 해명을 내놔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사실상 다카이치 총리의 직접 사과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총리의 대만 발언 철회를 거부했다. 기하라 미노루 일본 관방장관은 18일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유사시 관련 국회 답변에 대해 “기존 정부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며 발언을 철회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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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베이징 싼리툰 상가에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홍보 부스가 설치되어 있다. 중국은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에 항의해 흥행 1위를 달리고 있는 해당 영화의 상영 편수를 줄일 방침으로 알려졌다. 신경진 특파원

중국은 이날 일본 영화의 중국 내 상영을 금지하는 사실상의 한일령(限日令)을 발령했다.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은 이날 “‘짱구는 못 말려: 초화려! 작렬하는 떡잎 마을댄서즈’와 ‘일하는 세포’ 등 일본 영화의 상영이 중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방송은 이어 “이번 조치는 일본 수입 영화의 종합적인 시장 성과와 우리나라(중국) 관객들의 정서를 평가해 내린 신중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조기 종영설이 제기된 흥행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며칠간 더 상영할 수 있는 키(상영 허가)를 받았지만, 업계에서는 상영 횟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14일 개봉한 귀멸의 칼날은 영화 예매 플랫폼 마오옌(猫眼)에 따르면 18일 오후까지 흥행수익 4억1268만 위안(약 851억원)으로 흥행 1위를 기록하고 있다. CC-TV는 그러나 "다카이치 총리의 잘못된 발언으로 중국 관객의 강한 불만을 유발해 사흘 만에 뚜렷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무력 압박도 강도를 높였다. 중국해사국은 서해 남부 해역에서 19일부터 25일까지 8일간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실탄 사격 훈련을 하겠다고 밝혔다. 대만 연합보는 "훈련해역이 가장 가까운 일본 섬으로부터 870㎞, 일본 본토인 규슈에서 약 900~1000㎞ 떨어져 있다"며 대일 무력시위로 해석했다.

지난 15일에는 중국군 소속으로 추정되는 드론이 대만 동쪽과 일본령 요나구니 섬 사이를 선회 비행했다고 일본 합참격인 동합막료감부가 17일 밝혔다.

각종 교류 행사도 속속 중단됐다. 일본 여행과 유학에 자제령이 내려진 데 이어 이달 말 열릴 예정이던 제21회 도쿄-베이징 포럼이 연기됐다고 홍콩 성도일보가 보도했다. 2005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는 민간회의인 도쿄-베이징 포럼은 팬데믹 기간에도 온라인으로 전환해 열렸다.

중국 대형 국유여행사는 일본행 단체 및 개인 여행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해당 여행사 공식 웹사이트에선 일본, 도쿄 등 관련 키워드를 검색해도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일본 관광 서비스와 비자 대행이 모두 중단됐으며, 예약 고객은 수수료 없이 전액 환불받을 수 있다고 한다.

중일 지자체간 교류도 올스톱됐다. 마에다 신타로 일본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시장도 18~20일로 예정됐던 중국 출장을 연기했다고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마에다 시장은 중국 장쑤성 타이창(太倉)시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중국 측으로부터 “상황이 나빠졌다. 이번 방문은 연기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8회 서일본-중국 우호교류회도 취소됐다. 앞서 ‘참수’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쉐젠(薛劍)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가 참석할 예정이었다.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 부편집인 출신의 덩위원(鄧聿文) 시사평론가는 17일 "2016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한류 제한 조치인 ‘한한령’을 내렸던 중국이 이번에는 일본에 ‘한일령’을 내리는 모양새"라며 이번 중국의 반발의 배경을 "다카이치 총리가 경주 중·일 정상회담과 다른 대만 발언으로 시진핑 국가주석의 권위에 도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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