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맥킨지 "미국으로의 韓·대만 반도체 투자, 코로나 이후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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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의 연간 북미 해외직접투자(FDI) 규모가 코로나 전후로 6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한국·대만 등 미국으로의 반도체 중심 글로벌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앤드컴퍼니의 리서치 기관 ‘맥킨지글로벌연구소(MGI)’에 따르면, 한국의 연간 기준 그린필드 FDI 규모는 코로나 이전(2015~2019년) 410억8400만 달러에서 코로나 이후(2022~2025년 5월) 633억7600만 달러로 5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평균 증가치(24%) 대비 2배가 넘는 수준이다. 그린필드 FDI는 인수합병(M&A·브라운필드)을 제외한 신규 설립식 투자를 의미한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한국에서 중국으로 향한 투자는 코로나 이전 87억5600만 달러에서 코로나 이후 6억5800만 달러로 92.5% 급감했다. 반면 북미 투자는 40억6900만 달러에서 272억4600만 달러로 569.6% 급증했다. 이에 따라 한국 FDI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1%에서 1%로 낮아졌지만, 북미가 차지하는 비중은 10%에서 45%로 커졌다. 산업별로 첨단 제조업, 인공지능(AI) 인프라, 에너지·자원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93%로, 코로나 이전(74%)보다 크게 높아졌다. 보고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반도체 및 배터리 등 첨단 제조업 중심의 대규모 투자가 급증한 영향”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보고서는 미국으로 반도체 중심 투자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 이후 대미 FDI 규모는 약 2350억 달러로,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107% 증가했다. 주요 선진국 중 가장 큰 폭의 성장세라는 설명이다. 특히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 분야 FDI의 약 90%가 미국으로 향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가 37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은 내년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이에 보고서는 “TSMC와 삼성전자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현지 투자 확대에 힘입어 미국이 2030년대 초반까지 전 세계 첨단 반도체의 20% 이상을 생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성정민 MGI 파트너는 “현재 전 세계 첨단 반도체 생산의 65%가 대만, 25%가 한국에 집중된 상황에서 미국에 발표된 대규모 FDI 프로젝트들이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반도체 경쟁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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