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근무는 3시간, 책 보다 퇴근" 은퇴 뒤 찾은 월 100만원 꿀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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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7시 30분, 나는 깔끔한 정장을 차려입고 집을 나선다. 집에서 직장까진 도보 30분 거리. 공원과 숲으로 이어진 길이라 산책 삼아 일부러 걸어 다닌다.
직장에 도착하면 오전 8시. 업무 시작까지 한 시간이 남았다. 4층 복도 한 켠에 마련된 내 책상에 앉으면 저절로 미소가 떠오른다. 고요하고 평온한 정적, 책장 넘기는 소리만이 가득한 이곳의 공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나 역시 책을 펼치고 업무 시간 전까지 독서에 집중한다.

임희춘 전 국민연금공단 지사장이 퇴직 후 시니어 직원으로 재취업한 경기도 성남중앙도서관 앞에서 사원증을 들어보이고 있다. 우상조 기자
오전 9시에 시작한 업무는 오전 11시면 끝난다. 반나절 남짓한 근무를 마치면 내 책상을 깨끗하게 치우고 열람실로 향한다. 그곳에서 좋아하는 책을 마저 읽거나 자격증 공부를 한다. 이따금 아내의 퇴근 시간에 맞춰 저녁 약속을 잡고 회사 근처 맛집에 들러 함께 식사를 마치고 공원길을 나란히 걸어 퇴근한다.
올 1월부터 근무 중인 나의 새 직장, 이곳은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한 공립 도서관이다. 지난 2023년 정년퇴임한 뒤 이 도서관에 재취업해 ‘도서관 업무지원자 임희춘(62)’으로 변신했다. 나는 주된 직장인 국민연금공단에 다닐 때부터 이곳에 재취업하는 것을 목표로 차근차근 준비했다.
도서관에서 내가 맡은 업무는 ‘실내 정숙’ 유지, 그리고 고객들의 ‘열람실 이용 안내’다. 그런데 실상 내가 나서야 하는 상황은 거의 없다. 한국 사람들은 세계에서 가장 공공질서를 잘 지키는 민족이 아닌가. 그 중에서도 도서관을 찾는 분들은 모범생 중의 모범생이니 옆 사람에게 피해를 줄 일은 알아서들 자제한다.
어려운 일이라곤 하나도 없죠. 저는 되도록 눈에 띄지 않게 다니면서 제가 맡은 시간 동안 우리 도서관을 찾아오시는 분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꼼꼼하게 살피고, 잘못된 게 눈에 띄면 바로 잡는 데 집중하죠. 힘든 것도, 피곤한 것도 없어요. 도서관 직원이 된 뒤로 단 하루도 출근이 행복하지 않은 날이 없어요. 스트레스가 하나도 없는 만족도 100점짜리 직장입니다.
도서관에서의 월급은 100만원 남짓이다. 직장 생활을 하며 땅이며 오피스텔 등 노후를 위한 자산을 조금 마련해놨으니 많은 보수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
그래도 건강보험 등 4대보험 혜택은 정말 유용하다. 직장을 그만 두고 첫해엔 실업급여를 수령하며 지냈는데 이때 건강보험이 30만원 넘게 나왔다. 그런데 도서관의 시니어 직원으로 취업하고 다시 ‘직장 가입자’로 전환되니 건강보험료가 몇 만원대로 확 줄었다.

임희춘 성남중앙도서관 시니어직원은 "도서관은 스트레스가 전혀 없는 만족도 100점짜리 직장"이라고 말했다. 우상조 기자
가끔 주위 사람들이 “(주된 경력이) 기술직이 아니면, 퇴직 후엔 꼼짝없이 백수된다”고들 얘기한다. 실제로 대학에서 인문사회계를 전공하고, 직장에서 사무직으로 일한 분들 중 능력이 출중함에도 재취업에 지레 겁먹고 자포자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봐왔다.
내가 경험한 퇴직자들의 재취업 실상은 그렇게 암울하지만은 않았다. 난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직장에서 사무직이었지만, 재취업할 자리를 찾아보니 마음에 드는 곳에 여럿 눈에 띄었다. 난 여러 일자리 중 도서관을 선택한 것이다. 이곳에서 일하다 나에게 좀더 적합한 곳이 눈에 띄면 이직할 생각도 있다.
1년 뒤에 재계약 시점이 오거든요. 그때 다른 곳에서 일하고 싶어지거나, 좀더 긴 시간 일하고 싶으면 그에 맞춰 다른 직장으로 바꾸면 됩니다. 저는 80세까지 일할 생각이고 일자리는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계속)
대체 사무직 퇴직자에게 맞는 직장을 어디서 찾았냐고? 임희춘씨가 퇴직을 앞두고 ‘참새 방앗간’ 마냥 드나들었던 구직 사이트는 잡코리아나 사람인 같은 일반적인 취업 플랫폼이 아니다. 그는 “시니어만을 위한 취업 사이트는 따로 있다”면서 “전용 사이트를 자주 드나들면서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 유형을 미리 정하고, 대학교 4학년 취업준비생처럼 스펙을 만들어두라”고 조언한다. 임씨 자신도 주된 직장을 다니며 재취업을 위한 스펙을 만드는 데 5년이 걸렸다.
‘만족도 100점짜리’ 직장에 다니는 임희춘씨가 일타강사처럼 콕 집어준 ‘사무직 퇴직자 재취업 방법’은 뭘까.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근무는 3시간, 책 보다 퇴근” 은퇴 뒤 찾은 월 100만원 꿀직장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78863
행복한 인생 2막을 맞이한 이들의 〈은퇴Who〉 노하우, 더 보시려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0637
NGO 봉사 하다보니 월 350…더 값진 ‘노후 자존감’도 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76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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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73065
“남편이랑 놀았을 뿐인데…” 정년퇴직 부부 월 300 버는 법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6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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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52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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