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0·15 후 천장 찍은 서울 전셋값…월세도 146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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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ㆍ15부동산 대책 이후 임대차 시장에 후폭풍이 거세다. 이달 서울 아파트 전세 ‘평균 거래금액’은 사상 최고수준까지 올랐다. 월셋값도 오름세다. 임대차 수요는 늘었는데, 공급은 줄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평균 거래금액은 6억3683만원으로 지난해 같은달 대비 3.7%가량 상승했다. 2011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고가다. 전세 평균 거래금액이란 서울시 내에서 일정 기간 거래된 모든 아파트의 전세 계약 금액의 평균값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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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홍 기자

시세 기준으로도 서울 전셋값은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6378만원으로 역대 최고가였던 2022년 4월(6억8727만원)의 96.5% 수준까지 올랐다.

전세 신고가도 속출한다.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홍파동 경희궁자이(2단지) 전용 101㎡는 16억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직전 최고가에서 14.3%(2억원) 올랐다. 성북구 길음동 롯데캐슬클라시아 84㎡도 지난달 8억7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지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8월에 있었던 직전 신규 거래보다 9000만원 올랐다.

이는 서울 전역이 토허구역으로 묶인 뒤 갭투자(전세를 낀 아파트 매매)가 막히면서 전세 매물이 감소한 영향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토허구역이 되면 집을 사는 사람이 반드시 2년 이상 실거주를 해야한다. 반면 매매 수요 일부가 임대차 시장에 남으면서 전세 수요는 줄지 않았다. 대출 규제, 세제 강화 등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되며 ‘일단 전세로 버티자’는 세입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가 도입된 지 5년이 지나면서, 최장 4년 간 전셋값이 묶여 있던 매물들이 시장에 나오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그간 전세 보증금을 5% 이상 올릴 수 없었던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한번에 올리고 있어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최근엔 같은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신규 계약과 갱신 계약의 전세 보증금 차이가 2억원까지 벌어지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월세 평균 146만원…역대 최고치  

월셋값도 불안하다. 25일 기준 국토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토허제 시행 후 한달(10월 20일~11월19일) 간 서울 아파트 신규 월세 거래에서 100만원 이상 월세 거래 비중이 55.3%에 이르렀다. 한달 전(9월 20일~10월19일) 비중(52.9%)보다 2.4%포인트 늘었다. 1년 전(41.1%)보다는 14.2%포인트 높아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46만원으로 2015년 7월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KB부동산 발표한 월간 주택통계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130.2로, 처음으로 130선을 넘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5년 12월 이후 역대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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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홍 기자

임대차 시장에서 구조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대출 축소 및 전세 매물 감소 등의 여파로 월값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2~3년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뚝 떨어지면서 전세ㆍ월세 모두에서 공급 부족이 심화한 점도 월세 상승을 부추긴다.

전문가들은 ‘전세 매물 감소 → 전셋값 상승 → 세입자의 월세 이동 → 월세 수요 증가 → 월세 상승’이라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내년에 아파트 입주 물량도 부족한 상황이라 임대차 시장 불안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보통 전월세 가격이 아파트 매매가격에 후행하기 때문에 집값이 둔화하면 전월세 가격이 진정될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전세 매물 부족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이 지속하면 전ㆍ월세 시장 불안이 계속될 수 있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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