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노인을 위한 ‘헬스장’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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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논현복지관 내 스마트피트니스센터는 AI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한 여성 회원이 근력 운동에 한창이다. [사진 강남구청]

서울시 강남구 논현노인종합복지관에는 어르신을 위한 ‘참새 방앗간’ 같은 운동 시설이 있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노인 전용 헬스장 ‘스마트피트니스센터’다.

근력운동존(zone)에는 허벅지와 무릎을 강화하는 ‘레그 익스텐션’, 하지와 허리를 강화하는 ‘데드리프트’, 등과 팔을 강화하는 ‘렛플다운’ 등 근력을 키워주는 장비 8대가 촘촘히 들어서 있다. 버스를 탈 때처럼 회원카드를 갖다대면 운동기구가 개개인에 맞춰 무게를 자동 조정한다. 무거운 쇳덩이를 옮기려다 다칠 염려가 없다. 바로 옆에는 뭉친 근육을 풀고 유연성을 키우는 스트레칭존이 있다. 한켠에는 서 있는 모습과 보행 자세 등으로 ‘노쇠지수’를 평가하는 건강측정존도 있다. 이곳에선 걷기 운동을 하는 10개의 소그룹도 운영 중이다. 각 그룹별로 10여명씩 짝을 이뤄 한 달에 2차례 정도 강남구 곳곳의 공원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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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력운동존에는 회원 개개인에 따라 무게를 자동 조정하는 장비 8대가 있다. [사진 강남구청]

나정순(71)씨는 “각 운동기구마다 1분씩 운동할 수 있다. 8가지 기구를 한 바퀴 돌면 15~20분 정도 걸린다. 컨디션이 좋을 땐 2바퀴를 돈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닷새 이곳을 이용한다는 나 씨는 “45년 동안 앉아서 사업만 했다. 2년 전 운동을 시작한 이후부터 당뇨 증상이 상당히 호전됐다. 지난주에는 용마산에 거뜬히 올라갔다”고 말했다. 측정 결과 지난해 3월 17.7㎏이던 나 씨의 골격근이 이달에는 18.9㎏으로 1.2㎏ 늘었다.

일주일에 2~3회 근력운동을 하고 한 달에 2회 정도 걷기를 병행하는 한정숙(77) 씨는 “난 또래보다 빨리 걷는다”며 “운동을 하며 자신감이 생겼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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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력운동존에는 회원 개개인에 따라 무게를 자동 조정하는 장비 8대가 있다. [사진 강남구청]

틈틈이 스마트피트니스센터를 찾아 댄스와 실버 에어로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용한다는 김서정(67)씨는 1년 만에 콜레스테롤 수치를 약 16% 낮췄다. ‘전 단계 위험군’이던 혈당 수치도 정상이 됐다. 그는 “몸이 가벼워지면서 삶이 활기차다”며 “무료로 이런 운동을 할 수 있는 게 고마워 자원봉사를 병행한다”며 활짝 웃었다.

박윤희 사회복지사는 “2023년 6월 AI 관련 예산을 배정 받아 AI를 활용한 체육시설을 만들었는데 효과가 좋다”며 “여러 지자체에서 벤치마킹하러 왔다. 성동구는 비슷한 시설을 4곳 운영한다”고 자랑했다.

김도연 운동관리사는 “똑바로 서고 바르게 걷는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나이가 들수록 절감하게 된다”며 “질병과 부상 예방 운동을 통해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하루는 근력 위주, 하루는 유산소 위주로 번갈아 운동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박채희 한국체육대학교 노인체육복지학과 교수는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를 향해 가는 나라”라면서 “다른 세대와 마찬가지로 노인들도 1인 1스포츠를 해야 한다. 그러려면 근력과 유연성, 평형성을 길러주는 운동을 꾸준히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실버 스포츠 문화 확산 및 산업 기반 마련, 노인 체육 전문가 육성 등의 목적을 갖고 학교 기업 ‘55플러스체육센터’도 2023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그는 “노인들은 개인 간 체력 편차가 크고 하루하루 컨디션도 다르다. 때문에 노인 스포츠 지도를 위한 전문가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 자격증이나 제도 정비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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