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마지막 지상무대 7분 영상 틀자 탄식∙눈물…故 이순재 영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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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중문화사를 상징하는 ‘국민배우’ 고(故) 이순재의 영결식이 27일 오전 5시 30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영결식은 사회자인 배우 정보석이 고인을 반절로 맞이하며 시작됐다. 이어 고인의 TBC(동양방송) 후배인 배우 김영철과 고인의 생전 ‘이순재 팬클럽 회장’을 자처해 온 배우 하지원의 추도사, 고인이 출연한 영상 상영 및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유족이 평소 허례허식을 싫어하고, 묵묵히 본업에 충실했던 고인의 뜻에 따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장례절차는 가족장으로 치르게 됐다.
이날 영결식엔 배우 김나운·박상원·이무생·이원종·유동근·유인촌·유태웅·원기준·최수종·정태우·정일우·정준호·정동환·정준하, 방송인 장성규 등 연예계 동료·후배들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기렸다. 고인이 석좌교수로 재직하던 가천대 연기예술학과 학생 10여명도 이 자리에 함께했다. 고인의 곁엔 지난 25일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전달한 금관문화훈장이 같이 놓였다.

27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배우 이순재 영결식이 엄수되고 있다. 연합뉴스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2009~2010)에서 고인의 사위로 출연한 배우 정보석은 고인의 약력을 읊으며 “선생님의 한 걸음 한 걸음이 우리 후배들이 따라갈 수 있는 큰 역사였고, 선생님은 제일 앞에 큰 우산으로서 후배들이 마음 놓고 연기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셨다”며 애도했다.

국민배우 이순재가 91세를 일기로 별세한 가운데,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에서 열린 영결식에서 배우 정보석이 사회를 보고 있다. 정 배우는 사회를 진행하며 내내 울음을 삼켰다. 뉴스1
배우 하지원은 눈물을 삼키며 “선생님을 보내게 되어 너무 믿기지 않는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작품 앞에서 제가 흔들렸던 시기 선생님께 연기는 왜 할수록 어려운지 여쭌 적이 있다. 그때 선생님께서는 잠시 저를 바라보시고 특유의 담담한 목소리로 ‘인마, 지금도 나는 어렵다’고 하셨다. 그 한마디는 제게 큰 위로이자 오랜 시간 마음을 지탱해주는 가르침이 됐다”며 고인과의 추억을 회상했다. 하지원은 2012년 MBC 드라마 ‘더킹 투하츠’ 출연을 계기로 고인과 인연을 쌓아왔다.
27일 오전 5시 30분 고 이순재 배우 영결식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서 진행 #사회 배우 정보석, 추도사 배우 김영철·하지원

이순재 배우의 옆엔 지난 25일 정부에게 수훈한 금관문화훈장이 놓였다..뉴스1
배우 김영철은 “어떤 하루를 다른 하루로 지울 수 있다면 그날(25일) 그 새벽을 잘라내고 싶다. 오늘 이 아침으로 지우고 싶다. 거짓말이었으면, 드라마 한 장면이라면 얼마나 좋겠냐”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가 “오케이, 컷 소리에 툭툭 털고 일어나셔서 다들 ‘수고했다, 오늘 정말 좋았어’ 하면 얼마나 좋겠냐”고 하자 곳곳에서 탄식과 함께 울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이어 그는 “정말 많이 그리울 거에요 선생님,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영원히 잊지 못할 겁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배우 하지원이 27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배우 이순재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모사가 끝나자 이순재 배우가 방송 등에 출연해 남긴 말을 정리한 7분가량의 영상이 상영됐다. 지난해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각자 태어난 조건은 다르지만 나를 이 환경에서 태어나게 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삶의 의미를 찾아 자신의 길을 개척하라”고 남긴 조언과 KBS, MBC 등 매체에서 인터뷰·대담에 응한 영상 등이 연이어 나왔다. 영상은 지난 1월 고인이 남긴 KBS 연기대상 대상 수상 소감과, 지난해 5월 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고인이 보인 특별무대 속 연기 영상으로 끝을 맺었다. 영상 속 고인의 생전 모습에 가족들과 연예계 동료·후배들은 눈을 떼지 못하며 눈물을 훔쳤다.

국민배우 이순재가 91세를 일기로 별세한 가운데,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에서 열린 영결식에서 배우 정준하가 헌화를 하고 있다. 뉴스1
이후 고인을 향한 헌화가 이어졌다. 고인의 생전 나이에 맞춰 국화 91송이가 준비됐고, 자리한 140여명의 이들이 하나둘 일어나 헌화를 마쳤다. 고인의 영정사진 앞에서 한참 동안 눈을 떼지 못하거나, 울음을 그치지 못해 자리에 돌아가서까지 오열하는 이들도 있었다. 염색한 머리의 젊은 학생들부터 하얗게 머리가 센 동료·후배들까지 고인 앞에 인사를 올렸다.
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하여 69년간 배우생활을 했다. 고인은 지난 25일 새벽 투병 끝에 숨을 거뒀다. 발인은 이날 영결식이 끝난 오전 6시 15분경 진행됐으며, 고인의 유해는 경기 이천 에덴낙원에 안치된다. 일반 시민의 조문을 위한 분향소는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에 30일까지 운영된다.

영결식이 끝난 오전 6시 15분 경 발인식이 진행됐다. 고인의 영정을 가족들이 운구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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