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건강한 신장, 혈압 관리가 시작"…고혈압 때 악화 위험 1.8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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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 측정 중인 사진. 사진 픽사베이
고혈압을 동반한 만성 신장병 환자가 정상 혈압인 환자보다 신장 기능이 악화할 위험이 1.82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연세대 한승혁 교수 연구팀이 한국과 미국의 만성 신장병 환자 2939명을 대상으로 혈압과 신장 기능 악화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더니 이같이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미국신장학회지' 등에 실렸다.
"만성 신장병 환자라면 적절한 혈압 관리 중요"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말기신부전 환자는 2023년 기준 18만1052명으로 10년간 약 2배 증가했다. 고혈압은 만성 신장병 환자에게 가장 흔한 동반 질환 중 하나로, 신장 기능을 떨어트리는 위험 인자로 알려져 이들의 혈압 조절은 중요한 치료 목표로 꼽혀 왔다. 하지만 적절한 목표 혈압에 대한 근거는 부족한 상태였다.

만성 신장병 환자에서 혈압과 신장 기능 악화 간의 연관성. 사진 질병관리청
연구팀은 신장 기능이 저하된 한국과 미국의 성인 진행성 만성 신장병 환자 2939명(한국 983명, 미국 1956명)을 대상으로 수축기 혈압과 신장 기능 악화 위험성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인 환자(고혈압)는 120mmHg 미만(정상 혈압)인 환자보다 신장 기능이 악화할 위험이 약 1.82배 높았다. '악화 위험'이란 혈액·복막 투석, 신장 이식을 해야 하는 말기 신장병으로 진행할 가능성 등을 의미한다.
약 5년간의 추적 관찰 결과 고혈압이 있는 만성 신장병 환자의 신장 기능 감소 속도는 정상 혈압 환자보다 약 2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만성 신장병 환자의 적절한 혈압 조절이 신장 기능 악화를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연구팀은 혈압이 수시로 변하는 지표라는 점을 고려해 한국 만성 신장병 환자 1758명을 대상으로 혈압 변동과 신장 기능 악화와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1년 동안 수축기 혈압이 적정 수축기 혈압 범위(110~130mmHg) 내에서 항상 조절되는 환자(100%군)는 같은 기간 동안 한 번도 조절되지 않는 환자(0%군)보다 신장 기능 악화 위험이 약 28%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수축기 혈압을 목표 범위 내에서 꾸준히 조절하는 것이 신장 기능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김원호 국립보건연구원장 직무대리는 "고혈압은 단순한 만성 신장병의 동반 질환이 아니라 신장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위험인자임을 재확인한 연구"라며 "만성 신장병 환자라면 적극적 혈압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만성 신장병 환자가 신장 기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관리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2011년부터 만성 신장병 환자 장기 추적 코호트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 전국 24개 병원에서 만성 신장병 환자 약 5582명을 추적 조사하고 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앞으로도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둔 정책을 지속해서 강화해 국민이 스스로 혈압을 관리하고 건강한 신장을 지킬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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