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젤렌스키·위트코프 ‘베를린 회동’…우크라 '크라스마스 종전'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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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종전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가 1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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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12월 2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3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위트코프 특사는 주말 동안 베를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 유럽 주요국 정상들을 만나 종전안에 관해 논의한다. 회동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도 참여한다.

이번 회동은 미국이 러시아에게 유리하게 작성한 28개조 종전안 구상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20개 조항으로 구성된 수정안을 지난 10일 역제안한 이후 이뤄지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측 수정안은 평화계획, 안보보장 계획, 경제재건 계획 등 세 개의 문서로 구성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미국 측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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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부터)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함께 12월 8일 월요일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위트코프와 쿠슈너를 즉각 유럽에 파견한 것은 종전안 합의 조건을 둘러싸고 상당 부분 진전이 이뤄졌기때문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1일 “평화협정에 서명할 실질적인 가능성이 생기고, 이번 주말 회의에 시간을 들일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다면 우리는 대표단을 파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크리스마스까지 종전 합의를 마무리하길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도 “백악관이 연말 이전에 전쟁 중단 합의를 압박하는 가운데 열리는 매우 중요한 만남”이라며 “위트코프 파견은 우크라이나와 미국의 합의 조건에 대한 이견을 좁히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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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2월 12일 하르키우 지역의 쿠피안스크 인근 도로 표지판에서 휴대전화로 영상메시지를 기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번 베를린 회동에서도 핵심 쟁점은 ‘영토 분할’과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는 동부 돈바스 영토 전체를 러시아에 넘기는 것은 물론 우크라이나 수중에 있는 돈바스 지역을 ‘자유경제구역’ 또는 ‘비무장지대’로 하자는 미국 측 수정안에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1일 영토 문제는 국민투표나 선거로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그는 “이 질문에는 우크라이나 국민이 대답할 것”이라며 “선거든 국민투표든 우크라이나 국민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미 정치매체 악시오스는 미국 행정부 관리를 인용해 “유럽은 영토 문제와 관련한 우크라이나인들의 국민투표를 지지한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좀처럼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사안인만큼 실제 국민투표에라도 부쳐보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전후 우크라이나 안전보장 문제를 둘러싼 입장 차이도 여전하다. 우크라이나는 미 측에 20개조 짜리 수정안 뿐 아니라 추가 문서를 통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조약 제5조와 유사하게 집단방위 수준의 안전보장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11일 “우크라이나가 장래 유럽연합(EU) 회원이 될 것이라는 사실에 부합하게 몇몇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을 마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미국이 찬성하더라도 친러시아 성향의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실현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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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키릴 드미트리예프 대통령 특사, 유리 우샤코프 외교정책 보좌관이 12월 2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 및 사위 자레드 쿠슈너와의 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무엇보다 베를린 회동에서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극적으로 돌파구를 마련해 견해차를 좁힌다고 하더라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같은 절충안을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위트코프는 지난 2일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과 자정을 넘겨 5시간 동안 만났지만 합의안 도출에는 실패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푸틴 대통령은 전쟁의 목표를 바꿀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설령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합의에 도달해도 모스크바가 평화 협정에 동의할지는 불분명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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