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이미 일본땅 사뒀다…‘100조짜리 해저터널’ 목매는 통일교
-
8회 연결
본문
통일교 2인자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이 정치권에 로비한 주요 사안은 ‘한·일 해저터널’이다. ‘한·일 해저터널’ 사업은 100조원이 훌쩍 넘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고, 양국 정부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한 프로젝트다. 통일교는 왜 ‘한·일 해저터널’을 집요하게 추진하는 걸까.

김주원 기자
◆아담의 국가, 하와(이브)의 국가=1981년 문선명 총재는 ‘국제 평화 고속도로’ 구상을 발표했다. 도쿄-서울-평양-베이징-모스크바-런던-뉴욕 등 세계를 하나의 고속도로망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그 출발점이 ‘한·일 해저터널’이었다.
문 총재는 한국을 ‘아버지의 나라’, 일본을 ‘어머니의 나라’라고 불렀다. 종교적으로 한국은 ‘아담 국가’라고 봤다. 하나님의 섭리가 시작되는 중심 국가이자, 메시아가 탄생한 종교적 종주국이다. 반면에 일본은 어머니 역할을 하는 ‘해와(하와) 국가’라고 불렀다.
남편과 아내가 몸을 섞어야 새 생명을 낳듯, 갈라진 한국과 일본이 해저터널을 통해 물리적으로 연결돼야만 새로운 문명을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막대한 예산에 어려운 공사=한·일 해저터널은 일본 사가현 가라쓰에서 부산이나 거제도를 잇는 사업이다. 실제로 통일교는 가라쓰 등지에 땅을 매입하고, 탐사 목적으로 일정 구간 터널을 뚫어놓았다.
전문가들은 “한·일 해저터널 사업의 현실성은 높지 않다”고 말한다. 우선 100조원을 훌쩍 넘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고, 공사의 난도도 무척 높다.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해저터널은 총 길이 50㎞, 해저 구간은 38㎞에 불과하다. 한·일 해저터널은 최소 200㎞(해저 구간 약 140㎞)에 달한다. 게다가 대한해협의 수심은 최대 220m에 달해 수압이 무척 높다. 지진 화산대가 지나가는 단층 지대라 지진의 위험성도 있다.
◆부산 정치권 로비 의혹=‘한·일 해저터널’은 문선명 총재가 계획을 발표한 이후, 통일교의 지상 과제이자 숙원사업이 됐다. 막대한 예산과 각종 인허가 문제로 통일교 단독 추진은 불가능하다. 결국 한·일 양국 정부의 동의가 필요하다.
통일교에 부산은 사업의 사활이 걸린 곳이다. 2017년 서병수 당시 부산시장은 시 자체 예산으로 ‘한·일 해저터널’의 기초연구 학술용역을 진행한 바 있다. 이때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부산 지역 국회의원이었다.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때는 김종인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부산 가덕도와 일본 규슈를 잇는 한·일 해저터널 건설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깜짝 발표하기도 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