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5년째 시골마을에 찾아온 온정…손편지와 양말·돼지저금통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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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전 8시쯤. 충남 보령시 남포면행정복지센터(면사무소) 출입문 앞에 라면상자와 포장된 종이상자가 한가득 놓여 있었다. 출근하던 직원들은 밤사이 누군가가 갖다 놓은 것으로 추정하고 물건을 센터 안으로 옮겼다.

지난 15일 오전 충남 보령시 남포면행정복지센터(면사무소)에 익명의 기부자가 라면 30상자와 현금 등 110만원 상당의 물품을 두고 갔다. [사진 보령시]
라면상자는 30개였고 종이상자 안에는 손 글씨 편지와 함께 3개의 저금통과 현금이 담긴 봉투, 낱개로 포장한 양말이 가득 담겨 있었다. 현금은 오만원권 6장과 저금통 안에 담겼던 1000권 지폐와 동전을 합해 41만4000원 정도였다. 양말은 한겨울 신을 수 있는 ‘수면용 양말’이었다.
삼남매 추정…돼지저금통 3개 상자에 담겨
상자에 담겨 있던 손편지에는 ‘안녕하세요, 벌써 일년(1년)이 또 지나고 연말이 되었습니다. 일년(1년) 중 이날을 기다리며 용돈을 모으니 저희들 스스로 행복했습니다. 정말 작은 마음의 선물이지만 이웃에게 나누고 싶어서 누나들과 준비했습니다. 저희의 작은 마음을 대신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직원들은 손편지를 쓴 주인공을 두 명의 누나를 둔 남자아이로 추정했다. 돼지저금통 위에 쓰인 ‘막내’라는 글자로도 글쓴이가 누구인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공교롭게 같은 날 누군가 보령소방서에도 빵과 음료수 등 간식이 담긴 상자를 놓고 간 것으로 확인됐다. 직원들은 두 곳에 물품을 두고 간 기부자를 같은 주민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5일 오전 충남 보령시 남포면행정복지센터(면사무소)에 익명의 기부자가 라면 30상자와 현금 등 110만원 상당의 물품을 두고 갔다. [사진 보령시]
남포면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은 이날 받은 물건들이 2021년부터 5년째 기부해온 주민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4년 전 맨 처음 남포행정복지센터에 물품을 전달한 기부자는 지난해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매년 기부활동을 해왔다고 한다. 지난해는 현금과 돼지저금통, 손수 포장한 양말을 담은 상자가 현관 앞에 놓여있었다. 모두 160만원 상당으로 센터는 물품을 주변의 이웃에게 전달했다.
익명의 기부자, 보령소방서에도 간식 전달
김종기 남포면장은 “5년째 이어진 익명의 기부가 추운 겨울 지역사회에 많은 감동을 주고 있다”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웃을 생각해준 기부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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