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李 질책에 또...이학재 "책갈피 달러? 전수 개장 검사 현실적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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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16일 기자간담회에서 '현금 밀반출 전수검사'에 대한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이 사장은 "공항 운영 현실상 시행이 불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간담회는 올해 실적과 내년 주요 계획을 설명하는 자리로 마련됐지만 관심은 '책갈피 달러' 논란으로 쏠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수만 달러를 100달러 짜리로 책갈피처럼 책에 끼워 해외로 나가면 안 걸린다는 데 실제 그러냐”고 질문했고, 이 사장이 즉답을 못하고 서면 자료를 보며 답변하려고 하자 "써준 것만 읽지 마시라""핵심 파악을 못하고있다" 며 강하게 질책했다.

이 사장은 이틀 뒤인 14일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올려 “인천공항에서 30년 근무한 직원들도 보안 검색 분야 종사자가 아니면 알기 어려운 내용”이라며 “더 걱정스러운 것은 그 일로 ‘책갈피에 달러를 숨기면 검색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된 점”이라고 이 대통령의 지적을 비판으로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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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 인천국제공항공사

이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구체적인 이유를 들며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책갈피 속에 100달러를 끼워 넣었을 때, 이를 모두 찾아내기 위해 전수 개장을 하자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엄청난 혼란이 발생할 것이고 공항 운영 측면에서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여객들에게 과도한 불편을 주고 서비스 품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공항과 세관의 업무 영역을 구분하며 자신을 향한 질책이 불합리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전수 개장 검사는 관세청 세관의 업무 영역이며, 공항이 주관해 시행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공항의 역할은 항공보안 차원에서 유해물품을 검색하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달러 등 밀반출 의심 물품이 발견되면 세관으로 인계해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하물 속 도서류를 대상으로 한 전면 검색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사장은 “유학생처럼 책을 다량으로 소지한 여객도 많다”며 “책을 하나하나 개장해 검사하는 것은 시간과 인력 측면에서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는 항공보안 등급에 따라 수하물의 약 10%를 개봉 검색하는 관심 단계”라며 “만약 도서 반출 비율이 30% 수준으로 확인될 경우 경계 또는 심각 단계로 상향돼 공항 혼잡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통령이 질문한 이집트 공항 개발 추진 사업 현황에 대해서는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이 사업에 대해서도 사업 진척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못했다고 이 사장을 질책했다. 이 사장은 “이집트 사업은 내년 4월쯤 입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단계”라며 “사전적격심사를 통과한 이후 내부 검토를 거쳐 입찰 여부와 가격 전략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이날 공항 인프라 확충 지연에 대한 문제의식도 드러냈다. 이 사장은 “인천공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서비스 공항이지만, 유료 비즈니스 패스트트랙을 운영하지 않는 거의 유일한 공항”이라며 “상식적인 제도임에도 정부와 정치권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항 확장은 이미 2년 전 착수됐어야 했지만 아직 정부의 공식 발표도 없고, 제4차 항공정책기본계획에도 명시되지 않았다”며 “5단계 확장이 차질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마지막으로 최근 거론되는 사퇴나 내년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에 대해 “전혀 생각해 본 바 없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선캠프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 지난 2023년 6월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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