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워너브러더스, 파라마운트 인수 제안 거부…최종 승자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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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의 한 건물에 넷플릭스 간판이 걸려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를 둘러싼 승부의 무게추가 넷플릭스 쪽으로 기울었다. 자금투자를 약속했던 우군들이 발을 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친분을 무기로 도전장을 내밀었던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전세가 불리해졌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인수전의 최종 승자는 두 회사 중 어느 곳도 아닌 트럼프 대통령이 될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워너브러더스가 주주들에게 파라마운트의 인수 제안을 거부하라고 권고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워너브러더스 이사회는 파라마운트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제안을 거부하고 넷플릭스와 계약을 우선시한다는 방침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워너브러더스 이사회는 주주들에게 파라마운트의 자금 조달 방식에 미흡한 점이 있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파라마운트는 경쟁 입찰에서 넷플릭스에 패했지만, 이에 불복하고 주주들에게 주당 30달러에 직접 현금으로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파라마운트의 든든한 지원군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도 발을 뺐다. 쿠슈너가 운영하는 사모펀드 어피니티 파트너스는 파라마운트의 인수에 2억 달러(약 3000억원)를 지원하려던 결정을 뒤집었다. 어피니티 측은 “지난 10월 이후 투자 환경 역학이 크게 바뀌었다”며 “강력한 두 경쟁자가 맞붙는 상황에서 어피니티는 더는 인수 기회를 추구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우크라이나 종전을 논의하기 위해 독일 베를린을 찾았다. AFP=연합뉴스
파라마운트는 지난 8월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의 아들 데이비드 엘리슨이 설립한 스카이댄스에 인수됐다. 래리 엘리슨은 트럼프 대통령의 절친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파라마운트가 가까운 관계라는 주장을 부인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서 “내가 CBS의 새 소유주들(파라마운트)과 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건 CBS가 (파라마운트에) 인수된 후 (CBS의 간판 프로그램인) ‘60분’ 프로그램이 나를 그 어느 때보다 훨씬 더 나쁘게 대했다”고 했다.
워너브러더스 인수전은 정치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인수전의 핵심이 해리포터와 같은 인기 IP가 아닌 CNN이라고 보고 있다. 프랑스 싱크탱크 국제관계전략연구소(IRIS)의 로무알드 시오라 연구원은 “(워너브러더스 인수전은) 언뜻 보기엔 할리우드 거물들의 경쟁처럼 보이지만, 이면에는 트럼프의 최대 적수인 CNN을 누가 장악할 것인가 하는 정치적인 문제가 숨겨져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16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하누카 리셉션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넷플릭스의 인수안은 워너브러더스의 스튜디오와 HBO 맥스 스트리밍 사업만 인수하고, CNN을 포함한 TV 사업은 ‘디스커버리 글로벌’이라는 독립 법인으로 분사하기로 돼있다. 문제가 될 소지는 배제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은 넷플릭스 경영진과 콘텐트가 민주당에 우호적이라며 반발 중이다.
시오라 연구원은 “넷플릭스는 결국 CNN을 인수하거나 트럼프 행정부에 우호적인 제 3자에게 넘기는 방식으로 굴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도 넷플릭스의 인수를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악몽과도 같다”며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 모두에 대한 반독점법 위반 조사를 촉구했다.
최종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손에 달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둘 중 누구도 나의 친구가 아니다”라며 한쪽의 편도 들지 않고 있다. 미 법무부는 이미 넷플릭스의 인수에 따른 영향을 검토 중이라고 WSJ는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넷플릭스가 인수전에 승리하자 “대단한 성과”라면서도 “시장 점유율이 너무 높아서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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