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아는 맛의 진화, ‘흑백요리사2’…히든 백수저에 더 깐깐한 심사

본문

bt44a5d301430c67f0f7e6dbf0eb9041d9.jpg

넷플릭스 '흑백요리사2'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정호영 셰프(왼쪽부터), 후덕죽, 선재스님, 손종원, 술빚는 윤주모, 프렌치 파파, 중식마녀, 아기 맹수. 사진 연합뉴스

누가 합격일까. 안성재 심사위원의 알 수 없는 멘트와 표정에 시청자도 덩달아 긴장했다. 그 절묘한 타이밍에 검은 화면을 띄워 회차를 끊어내는 제작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이하 ‘흑백요리사2’, 13부작)가 한층 진화한 ‘아는 맛’으로 지난 16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돌아온 ‘흑백요리사2’는 익숙한 구도를 유지하면서도 미흡한 점을 보완해 완성도를 높였다. 연출자 김학민, 김은지 PD는 17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변화를 위한 변화는 지양했다. 시즌1에서 사랑받은 요소는 그대로 가면서, 요리 경연의 본질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연출했다. 지난 시즌보다 더 많은 요리가 나오면서 더욱 재밌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bt9d68eedd8d4d5872c9a466ebd103545b.jpg

(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 김학민 PD, 김은지PD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동대문스퀘어에서 열린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2'(이하 '흑백요리사2')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흑백요리사2'는 오직 맛으로 계급을 뒤집으려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과 이를 지키려는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스타 셰프 '백수저'들이 펼치는 요리 서바이벌 예능이다. 2025.12.17/뉴스1

이번 시즌에는 흑수저 계급 80명, 백수저 계급 18명과 히든 백수저 2명이 경쟁에 나섰다. 흑수저 계급부터 요식업계에서 유명한 인사들이 다 모여 제작진도 놀랐다고 한다. 분자요리 1세대로 알려진 ‘요리과학자’, 오토바이를 타는 요리사로 알려진 ‘중식 폭주족’, 서촌이 주목받기 전부터 해당 지역에 식당을 운영해온 ‘서촌 황태자’ 등 백수저 셰프들도 놀랄 라인업이 꾸려졌다. 업계 경력자인 ‘프렌치 파파’와 ‘중식마녀’는 제작발표회에 동석해 “요리를 계속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시기에 만난 프로그램” “나만의 K-중식 스타일을 알릴 기회”라는 이유로 출연했다고 말했다.

김은지 PD는 “시즌1을 고사했던 분들이 자진해 지원한 경우도 있었다”고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일식 스타셰프 정호영은 “시즌1 때 섭외를 고사하고 프로그램이 잘 되는 것을 보면서 정말 후회했다. 이번에 조급한 마음으로 섭외를 기다려오다가 참여했다. 이만큼 유쾌하고 짜릿하고 행복한 서바이벌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btc97e64439c7feae93605f4f5e32bdad5.jpg

'흑백요리사2'에 출연한 백수저 셰프 18인과 히든 백수저라는 자격으로 재도전에 성공한 최강록 셰프(모자). 사진 넷플릭스

btd561fbbc2c33021b8928a83de651b7a9.jpg

'흑백요리사2'에서 1라운드를 통과한 흑수저 계급 셰프 19인. 사진 넷플릭스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심사는 엄격해졌다. 백종원·안성재 심사위원은 유명세나 이력을 떠나 경연에서 선보인 요리 한 접시만을 기준으로 평가에 임했다.

중식 대가 후덕죽은 “57년을 요리를 했다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리 길게 느껴지는 시간은 아니다. 아직도 배우는 느낌이다. 예전엔 중식을 맛보고 배우러 세계를 다녔고 지금은 후배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운다. 손자 손녀뻘 되는 친구들을 현장에서 만나면서 느끼는 것이 많다”고 촬영 소감을 공유했다.

시즌2의 가장 큰 차별점은 재도전에 나선 최강록·김도윤 셰프의 합류 방식이다. 제작진 섭외로 재도전을 결정한 두 사람은 ‘히든 백수저’로 분류돼 1라운드부터 흑수저보다 더 까다로운 조건에서 대결을 펼쳤다. 흑수저 계급은 심사위원 두 명 중 한 명만 만족시키면 통과할 수 있지만, 히든 백수저는 두 심사위원 모두의 선택을 받아야 합격하는 더 까다로운 기준이 적용받는다. 김은지 PD는 “시즌2인 만큼 새로운 장치가 필요해서 섭외했다. 나머지 98명의 셰프가 아무도 모르도록 숨어서 준비하느라 고생하셨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bt4b38af9525e7f3b4846d1dbcc57bb6f2.jpg

'흑백요리사1'에 이어 시즌2 재도전을 알린 최강록, 김도윤 셰프. 히든 백수저로 참여해 1라운드부터 안성재, 백종원 심사위원의 심사를 거쳤다. 사진 넷플릭스

2라운드는 시즌1과 마찬가지로 ‘일대일 흑백 대전’으로 펼쳐졌다. 같은 식재료로 흑수저와 백수저가 요리를 하고, 블라인드 심사를 받는 방식은 유지된다. 다만 경연을 알리는 방식에 있어 연출 규모가 커졌다. 냉장고 대신 무대 아래 숨어 있던 쇼케이스장이 올라오는 구조를 도입해 콘서트 무대를 연상시키는 장면을 만들었다. 제작진은 이 장면을 전략적인 재미 요소이자, 해외 시청자에게 한국의 지역 특산물을 소개하는 장치로 활용했다고 한다. 여기에 긴장감을 더하는 음악, 셰프 개인의 서사를 담은 VCR 구성까지 시즌1의 연출 미학은 그대로 살렸다.

bte6fa9a8ff07724ecbcb22252548a4415.jpg

'흑백요리사2'는 시즌1보다 더 화려한 스케일로 돌아왔다. 정면에 보이는 전국 지도 아래에 각 지역 특산품이 담긴 쇼케이스가 무대 아래 숨겨져 있다. 참가자들은 이 특산품으로 일대일 흑백대전 경연을 벌인다. 사진 넷플릭스

참가자 중엔 한식 전문 셰프들도 시즌1 대비 늘었다. 흑수저 계급 첫 생존자인 ‘술빚는 윤주모’는 “한식을 좀 알리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개인적 바람이 있었다. 이번 시즌에 백수저 계급에서도 한식 전문가들이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1호 사찰음식 명장 선재스님은 “한식이 세계적으로 훌륭한 음식임을 보여주기 위해 셰프들과 제작진 모두가 노력했다. 여기서 만난 99인의 수행자들이 음식을 어떻게 대하고 어떤 방식으로 음식을 만드는지 잘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흑백요리사2’는 내년 1월 13일까지 총 13부작이 순차 공개된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1,746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