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권성동 "돈에 환장하지 않은 이상 1억 받겠나"…특검 구형 징역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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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 사건 1차 공판에 출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뉴스1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심 법정 최후 진술에서 “저는 윤영호(전 통일교 세계본부장)로부터 돈 1억원을 받은 사실이 결코 없다”며 “제가 돈에 환장했다면 가능했겠지만 그게 아닌 이상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고 항변했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권 의원에게 징역 4년과 1억원의 추징을 구형됐다.

권성동 “제가 돈에 환장했다면 몰라도 1억원 받을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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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 사건 1차 공판에 출석해 재판부에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 우인성)는 17일 오후 권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권 의원은 “윤영호가 어떤 인격의 소유자인지, 입이 무거운지 가벼운지 사람 됨됨이를 모르는 상태에서 1억원을 받았다는 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자리에서 일어난 권 의원은 “저는 검사로서 18년,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서 1년 2개월, 국회의원은 5선 16년째 하고 있다”며 “30여년간 공직생활에서 크건 작건 돈 문제로 한번도 구설수에 오른 적이 없다”고 발언을 시작했다. 윤 전 본부장과 지속적인 만남을 가진 데 대해서는 “통일교 1인자가 최소한 간부들에게 지지 의사를 표출할 때까지는 윤영호의 말을 신뢰할 수 없었다”며 “종교단체에 찾아가서 득표 운동을 하는 건 정상적 선거운동의 방식이다. 민주당도 같은 방법으로 한다”고 반박했다.

2022년 3월 22일 윤 전 본부장을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데려가 독대시켰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자신이 배석했을 뿐 만남을 주선한 건 아니라고 했다. 그는 “결정은 대통령이 하고, 저는 윤영호와 가까이 지낸 걸 아니까 배석하라고 한 것”이라며 “인수위원회를 못 찾겠다고 해서 밖에 나가서 데리고 온 것”이라고 했다.

특검, 징역 4년 구형…권성동 측 "민주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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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지난 9월 17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여사의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검팀은 권 의원에게 징역 4년과 1억원의 추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팀은 “피고인은 중진 국회의원으로서 누구보다 헌법 가치를 수호하고 국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힘써야 할 막중한 책무가 있다”며 “그러나 특정 종교단체와 결탁해 1억원의 거액을 수수하면서 헌법 가치를 훼손하고 국민의 신뢰를 저버렸다”고 했다. 이어 “단순 수수에 그치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구조적인 통로를 제공했다”며 “국회의원 지위를 사적 종교적 이해관계에 종속시켰다”고 했다.

권 의원 측은 윤 전 본부장을 만난 건 맞지만 돈을 받은 적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금품 수수 의혹을 언급하며 “이중잣대”라고도 했다. 권 의원 측은 “윤영호가 민주당에도 접근해 장관이 장관직 사임까지 했다. 그런데 특검은 4개월 전에 증거를 확보하고도 국수본에 이를 이첩했다”며 “특검 논리대로라면 국민의힘 소속 피고인에게 현금을 주었다는 건 특검 수사 대상이 되고 더불어민주당에게 준 것은 수사대상이 아닌 것인데 형평에 어긋나고 그 자체로 모순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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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의원이 2022년 1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들어서고 있다. 이날 권 의원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점심에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만났다. 국회사진기자단

그러면서 윤 전 본부장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며 ‘배달 사고’를 주장했다. 윤 전 본부장 문자 속 ‘작은 성의’ ‘오늘 드린 것은 후보님을 위해 요긴하게 써달라’는 내용에 대해서는 “윤석열 후보에 대한 지지나 국민의힘 후원금 등일 수 있다”며 “반드시 관련 있는 메시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 전 본부장 다이어리 2022년 1월 5일자에 적힌 ‘큰 거 한 장 support’라는 문구에 대해서도 작성 시기나 정확한 액수를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특검팀은 “권 의원은 단순히 돈을 안 받은 것을 넘어서 브로셔 등 아무것도 받은 것이 없다는 입장인데, 이 말에 따르면 (윤영호 문자 속) ‘작은 성의’라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해석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모 전 통일교 재정국장이 찍은 1억원 현금다발 사진과 통일교 관계자들이 주고받은 메시지가 윤 전 본부장 진술을 뒷받침한다고도 했다.

특검 “증거인멸 우려” 권성동 “지역구 강릉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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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지난달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 사건 1차 공판에 출석해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재판 후에는 권 의원에 대한 보석심문이 이어서 진행됐다. 권 의원은 직접 발언에 나서 “저는 강릉 시민에게 죄인이다. 5선이나 밀어줬는데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구속돼 국회의원 역할을 못 하고 있다”며 “제가 무슨 힘으로 증거인멸을 하나. 야당 의원은 아무 힘이 없다”며 보석을 요청했다. 특검은 권 의원이 비서관을 통해 사건 관계자들에게 연락해 수사 내용을 미리 확인하려 한 점 등에 비춰 보석 인용 시 사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내년 1월 28일 오후 3시에 권 의원에 대한 사건을 선고하기로 했다. 이날은 같은 재판부가 심리 중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 혐의 사건, 윤영호 전 본부장의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등 사건 선고도 예정된 날이다.

권 의원은 2022년 1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20대 대선에서 교인의 표와 조직 등을 제공해주는 대신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시 교단 현안을 국가 정책으로 추진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9월 16일 권 의원을 구속해 10월 2일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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