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알코올중독자 성향…다음 대선출마 가능성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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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왼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언급한 인터뷰가 공개됐다. 사진은 지난 3월 와일스 실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알코올 중독자의 성향(an alcoholic’s personality)을 가졌다. 그는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이 없다는 식으로 행동한다.”
수지 와일스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이 16일(현지시간) 공개된 미 월간지 배니티페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연설에서 자신의 분신과 같다는 의미에서 ‘수지 트럼프’라고 불렀을 만큼 전폭적인 신뢰를 표해 온 와일스 비서실장의 이번 인터뷰 내용이 미 워싱턴 정가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배니티페어는 트럼프 2기 출범 직전부터 최근까지 와일스 실장과 10여 차례 만나 나눈 대화를 토대로 이날 2꼭지의 인터뷰 기사를 공개했다. 와일스 실장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알코올 중독자 성향이 있다면서 “이들의 성향은 술을 마실 때 과장된다”고 했다. 미국프로풋볼(NFL) 스타로 알코올 중독을 겪은 팻 서머럴을 부친으로 둔 와일스 실장은 “나는 강한 성격의 소유자들에 대해 어느 정도 전문가”라고도 했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와일스 실장을 감싸며 신뢰를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술을 마시지 않지만 만약 마셨다면 알코올 중독자 가능성이 매우 컸을 거라고 자주 말해 왔다”며 “나는 매우 소유욕이 강한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와일스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강하게 몰아붙인 상호관세 정책을 놓고 참모진에서 상당한 견해차가 있었다는 뒷얘기도 공개했다. 와일스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상호관세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정리되지 않은 생각을 그대로 말한 것에 가깝다”고 했다. “당시 좋은 생각인지에 대해 엄청난 이견이 있었다. 우리는 트럼프에게 ‘팀이 완전히 의견 일치를 이룰 때까지 기다리자’고 말했다”면서 밴스 부통령과 함께 관세 부과 속도를 늦추려 했었다고 밝혔다. 관세 정책에 대해 권력 내부에서 상당한 우려가 있었다는 얘기가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의 입으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와일스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2028년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트럼프는) 가끔 ‘우리가 잘하고 있는 것 같은데 다시 출마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탄식하다가는 곧바로 ‘아니야. 할 일은 다 해냈어. 이제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줄 때야’라고 한다”며 “그는 다시 출마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JD 밴스 부통령에 대해선 “과거 10년간 음모론자였다”고 했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해서는 “아주 괴짜” “천재들이 그렇듯 이상한 사람”이라고 평했다.
파장이 일자 와일스 실장은 배니티페어와의 인터뷰를 “악의적”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나와 최고의 대통령 및 백악관 직원, 내각을 대상으로 부정직하게 꾸며진 악의적 기사”라며 “중요한 맥락은 무시됐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언급한 상당 부분이 누락됐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기사를 “사실관계가 틀렸고 인터뷰어가 매우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었다고 들었다”며 혹평했다. “와일스를 여전히 신뢰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녀는 정말 환상적”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와일스는 트럼프 2기 출범과 함께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공개석상에서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스타일이면서도 트럼프 행정부 최고 실세로 통해 ‘얼음공주(ice baby)’라는 별명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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