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더버터] 혼합금융으로 동남아 기후 문제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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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정 NHARP 대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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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정 NH앱솔루트리턴파트너스 대표. 이경호 기자

자본은 시장을 따라가기도 하지만 시장 흐름을 바꾸기도 한다. 기후테크 영역에서 이런 역할을 하겠다는 2억 달러(약 2900억원) 규모의 혼합금융이 가동을 시작한다.

유엔 산하의 녹색기후기금(GCF)이 조성한 기후테크펀드(CTF)는 전체 자금의 약 40%를 GCF가 우선손실로 부담하는 구조다. 공적자금이 리스크를 흡수해 민간 자금을 모으는 촉매 역할을 한다. 연 8% 우선수익률을 전제로 펀드가 운용되는 11년간 온실가스 164만t 감축과 230만 명 수혜를 목표로 ‘수익’과 ‘임팩트’를 동시에 추구한다. 지난 7월 NH투자증권은 아시아 증권사 최초로 CTF 펀드 운용사로 선정됐다. NH투자증권의 싱가포르 현지 법인 NH앱솔루트리턴파트너스(이하 NHARP)는 펀드의 설립과 운용을 함께 맡는다. 최근 투자자(LP) 모집에 나선 권기정 NHARP 대표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났다.

기존 펀드와의 차별점은.
“CTF는 혼합금융의 전형적이고 교과서적인 형태로 설계됐다. 공적 자금을 촉매성 자본으로 두고, 민간 자금을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투자는 한국·일본·싱가포르·미국·EU 등 선진국에서 이미 사업 성과가 검증된 기후기술 기업에 집행한다. 이들 기업이 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캄보디아·라오스 등 동남아 5개국에 진출해 기후기술을 전파하도록 지원한다. 자본은 선진국으로 투입되지만, 임팩트는 동남아에서 실현되는 모델이다.”
어떤 기관이 참여하나.
“NH투자증권·NHARP·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가 함께 진행한다. 투자 기업 발굴과 실사, 사업 개발을 NH투자증권 탄소금융부와 NHARP가 맡는다. 현지 시장 진입을 위한 비즈니스 컨설팅과 법률 지원 등 액셀러레이팅도 제공할 예정이다. GGGI는 현지 파트너 연결, 정부 인허가 등 로컬 파트너십 형성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민간 투자자 관점에서 이점은.
“민간 LP에 원금 회수와 연 8% 우선수익 분배를 가장 우선한다. 손실이 발생하면 GCF가 먼저 부담해 민간 투자자의 하방 위험을 최소화한 구조라고 보면 된다. 운용사(GP)인 NHARP는 최대 2만 달러, NH농협그룹도 LP로 최소 20만 달러를 투자해 책임 운용을 강화할 예정이다.”
어떤 분야에 집중하나.
“크게 ▶신재생에너지 ▶송·배전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저배출 교통수단 ▶주거·산업 효율화 기술 ▶농업기술 ▶수자원 관리 ▶폐기물 관리 등 7개 영역이다. 이 중에서도 신재생에너지, 저배출 교통수단, 농업, 폐기물 분야를 핵심축으로 본다. 투자는 매출 100억원대의 초기 기업부터 기업 가치 5000억원 수준의 중견기업까지 폭넓게 검토한다. 주요 타깃은 이미 흑자를 내고 있으며 비즈니스 모델이 검증된 기업이다. 성장 궤도에 오른 기업이 동남아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일반 투자사와 GCF가 원하는 성과가 다를 것 같은데.
“일반 금융사는 여전히 임팩트보다는 수익에 관심이 많다. ‘기후 기술은 돈이 안 된다’는 인식도 가지고 있다. 이번 펀드를 통해 이런 편견을 깨는 게 목표다. 기후 임팩트와 수익성을 동시에 보여주고 싶다. 수익을 최우선으로 보는 금융사들이 임팩트를 경험하고 그 가치를 인정하는 순간 시장이 바뀐다. 패밀리오피스와 ESG 예산을 가진 국내 금융기관, 개도국 금융기관도 중요한 타깃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지속가능금융이 유행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이번 펀드를 마중물로 삼아 기후 임팩트의 파이를 키워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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