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팍스 실리카' 앞서 韓과 원자력 포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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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열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 공급망 동맹체인 ‘팍스 실리카(Pax Silica)’ 서밋에 앞서 한국과 별도 양자회담을 통해 원자력 에너지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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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미국의 국기 사이에 놓인 CPU 반도체 칩. 미국과 중국은 AI 경쟁의 핵심이 될 반도체 공급망 확보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제이콥 헬버그 미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 담당 차관은 17일 외신기자들을 상대로 한 온라인 브리핑에서 “한국과 별도 양자 대화를 진행했다”며 “서밋 하루 전날(11일) 한국 측 카운터 파트와 여러 차례 접촉했고 에너지 문제는 양자 대화 중 언급됐다”고 말했다.

팍스 실리카 서밋에는 김진아 외교부 제2차관이 한국측 대표로 참석했다.

헬버그 차관은 “신뢰 유지 차원에서 양자 간 논의는 기밀로 유지된다”면서도 “미국은 한국의 에너지 수요를 지원하는 데 전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지원하기 위해 에너지의 여러 다양한 분야에서 추진 노선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엔 원자력뿐 아니라 천연가스를 포함한 비(非)원자력 에너지 및 기타 형태의 에너지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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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 외교부 2차관(왼쪽)과 제이콥 헬버그 미국 국무부 경제 담당 차관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제10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에서 악수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외교부

이와 관련 전날 워싱턴을 방문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미국의 원자력법 91조에 따른 예외를 부여한 호주의 경우를 상정해 추론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의 원자력추진 잠수함(원잠) 건조를 위해 미국과 별도의 협정을 도출하는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위 실장은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에 대해서도 “합의가 큰 틀에서 된 거니까 후속절차가 필요하다”며 “후속절차를 어떻게 진행할지, 필요하면 규정도 조정하고 바꿀 필요가 있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이날 미국의 민수용 원자력 분야를 관장하는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과 면담했다.

한편 헬버그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팍스 실리카에 대해 “자동차부터 스마트폰 산업, AI에 이르기까지 첨단 기술의 생명선인 실리콘 공급망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 전략은 실리콘 관련 제조업체가 위치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운영하기 위한 공급 측면의 전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팍스 실리카에는 팍스 실리카는 반도체 기업을 보유한 한국을 비롯해 일본, 싱가포르, 네덜란드, 영국,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UAE), 호주가 참여했다. 첫 회의에선 UAE와 네덜란드를 제외한 7개국이 회의의 합의 사항을 반영한 ‘팍스 실리카’ 선언에 공동 서명했다.

헬버그 차관은 TSMC를 보유한 대만이 첫 회의에 제외된 것에 대해선 “대만의 참여 여부는 팍스 실리카 관련 논의에 계속해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대만과의 공급망 안보 협력을 위한 적절한 채널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반도체 공급망 연대의 성격을 내세우고 있지만, 중국을 정면으로 자극하지는 않을 거란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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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투자 관련 행사에서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AFP=연합뉴스

실제 헬버그 차관은 팍스 실리카 출범의 이유와 관련 “현재 ‘단일 장애 지점’(single points of failure)이 너무 많고, 공급망 전체에 신뢰할 수 없는 공급업체들이 너무 많아 문제를 초래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단일 장애 지점’은 반도체 제조 단계의 한 곳이 멈추면 전체 공급망이 차질을 빚는 상황을 가리킨 것으로, 희토류를 무기화하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의미다.

헬커그 차관은 이어 ‘반도체 관련 핵심 광물을 보유한 아르헨티나가 제외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일단 반도체 제조에 집중된 공급망에 초점을 맞춰 시작한 것”이라며 “핵심 광물 협력 관계를 어떻게 다음 단계로 발전시킬지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반도체 제조 공정을 시작으로 궁극적으로 반도체 생산 전반을 아우르는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이루겠다는 뜻이다.

헬버그 차관은 다만 ‘일본이 미국과 맺은 무역합의에 따라 실행할 5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가 팍스 실리카 프로젝트와 관련되느냐’는 질문에 “5500억 달러는 별도의 트랙으로, 하나로 수렴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며 팍스 실리카 체제에 따른 협력은 무역협상 과정에서 합의한 개별 투자 합의와는 별도가 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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