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폭탄발언’ 와일스 두고 “계속 일할 것” 재신임…백악관은 뒤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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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17일(현지시간) 미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취재진과 대화하는 모습을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왼쪽 두 번째)이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을 두고 “알코올 중독자 성향을 가졌다”고 해 파장을 일으킨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에 대해 17일(현지시간) 변함없는 신임을 거듭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열린 시리아 미군 전사자 시신 귀환·운구 행사에 참석한 뒤 워싱턴 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와일스 실장이 계속 비서실장으로 남을 것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 그녀는 훌륭하게 일하고 있다”고 답했다.
와일스 실장은 전날 공개된 미 월간지 배니티페어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알코올 중독자 성향을 가졌다고 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 최고위직 인사들에 대해 신랄한 인물평을 해 파문을 낳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술을 마시지 않지만 만약 마셨다면 알코올 중독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을 거라고 자주 말해 왔다. 나는 소유욕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라며 와일스 실장을 감싼 데 이어 이날도 와일스가 비서실장 직책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말해 여전히 두터운 신뢰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지난 11개월의 재임 성과를 부각한 대국민 연설이 끝난 뒤에도 “수지가 국민을 향해 연설을 해야 한다고 했다”면서 와일스 실장에 힘을 실어줬다. 백악관 공동취재단에 따르면, 연설 후 백악관 보좌진들이 모여 있던 방에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은 와일스 실장과 연설 시간에 대한 얘기를 주고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 시간은) 어땠냐”고 묻자 와일스 실장은 “제가 20분이라고 말했는데 정확히 20분이었다”고 답했다.

지난 2월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하는 상황을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경청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백악관 내부는 아직 뒤숭숭하다. 11월 실업률이 2021년 이후 4년 만에 최고 수준인 4.6%를 기록하고,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등 연이은 악재 속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설화’가 터졌다는 인식에서다.
백악관 한 관계자는 와일스 실장 인터뷰가 기사가 극도로 사기를 떨어뜨렸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말했다. 와일스 실장은 배니티페어 인터뷰 기사를 두고 “중요 맥락을 무시하고 악의적으로 꾸며낸 공격성 기사”라고 일축했지만 자신이 했다는 발언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다는 점에 백악관 보좌진들은 혼란스러웠다고 한다. 폴리티코는 여권 관계자를 인용해 “백악관이 경제 성과를 강조해야 할 시점에 기강 없이 행동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공화당의 불만이 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와일스 실장의 인터뷰 발언이 계산된 것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백악관 사정에 정통한 한 공화당 인사는 “와일스 실장은 ‘백그라운드 설명’(통상 실명은 쓰지 않되 배경 설명 취지는 기사화 가능)과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 전제)가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다. 이번 발언은 의도적인 것이었다”고 폴리티코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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